발언하는 윤석열 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가 총장직을 지키고 있어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도입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내가 그만둬야 멈추는 것 아니냐"고 주변에 사의를 표명할 의사를 내비쳤다고 오늘(4일) 한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윤 총장이 주변에 오늘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윤 총장은 전날(3일) 오후 2시 대구고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수청 입법 움직임에 대해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윤 총장은 "('검수완박'은)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수청 입법에 대해 "법치를 말살하고,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처음 반대 입장을 밝힌 윤 총장이 이틀 연속 여당의 입법 추진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입니다.

윤 총장은 "정치 경제 사회 제반 분야에 있어서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총장은 대구지검 등의 검사 30여 명을 3시간 동안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하여 상대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헌법적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서 여러 가지로 국가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이런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총장은 총장직에서 중도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 권영하 인턴기자 / youngha@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