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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승리호' 먼저 만들면 대박? 막 오른 우주경제 [영화로운 경제]
기사입력 2021-03-0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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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리호’의 주인공들은 지구 궤도의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우주 청소부'로 살아간다.

/사진=영화 '승리호' 공식 포스터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인 ‘승리호’가 지난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승리호는 공개 직후 6일간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시청 순위 1위로 집계되며 한국 영화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자 순위가 점점 내려가면서 넷플릭스의 밀어주기와 이른바 ‘오픈 빨’에 힘입은 반짝 흥행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국내 최초 우주 영화가 보여준 기술적 성취와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승리호’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로 지구가 황폐화된 2092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우주 개발기업 ‘UTS’는 지구의 위성 궤도에 인공 거주지를 띄워 인류의 새 보금자리를 만듭니다.

영화 속 시대는 화성을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뒤 이주 계획을 세우고 있는 단계입니다.

화성에 아직 이주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구 궤도에 띄워 건강한 환경을 조성한 UTS 거주지에는 인류의 극히 일부만이 이주해 살아갑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직업은 ‘우주 청소부’입니다.

‘UTS 시민’이라는 새롭게 등장한 계급만이 드나들 수 있는 우주 거주지에 ‘우주 쓰레기’ 청소 목적의 출입이 허가된 노동자들이죠. 거주 공간의 분리라는 극단적 양극화가 나타나는 사회에서,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위험한 일이 노동자 계급의 새로운 일거리로 등장한 겁니다.

영화 제목인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를 수집하러 다니는 청소선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우주 쓰레기’는 사실 2092년까지 갈 것도 없이 이미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가 실제로 마주할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나 기업들은 너도나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치우지는 않습니다.

결국 언젠가는 치워야할 시기가 온다는 겁니다.



‘우주 쓰레기’를 왜 치워야 하는데?
지구 궤도에서는 인공위성과 로켓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 등 수많은 `우주 쓰레기`가 엄청난 속도로 지구를 따라 회전하고 있다.

이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조보라


지구 궤도에서는 인공위성과 로켓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 등 수많은 물체들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발사한지 60년이 넘게 지난 미국의 인공위성 뱅가드 1호는 6년 만에 수명이 끝났지만 아직도 지구를 따라 회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 1월 발표된 유럽우주국(ESA)의 분석에 따르면 이때까지 우주로 발사된 인공위성 8950개 중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은 약 5000개였습니다.

그리고 이 중 정상 작동 중인 위성은 1950개에 불과 했습니다.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 중 60% 이상은 고장 났거나 수명이 끝난 ‘우주 쓰레기’라는 겁니다.


발표 당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크기 10cm 초과 물체는 3만 4000여개, 1~10cm 물체는 90만 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cm 미만 물체로 범위를 넓히면 개수는 약 1억 3000만개에 달했습니다.


이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발사된 인공위성만 1200여기로 추산되는 데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240여기가 발사됐기 때문입니다.

2030년께엔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쏘아 올린 위성 수가 4만6000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가 쌓인 2019년 지구 궤도의 모습을 1950년과 비교한 가상도. /자료=애스트로스케일

우주 쓰레기는 인공위성 등 지구 궤도상 우주 장비에 충돌해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특히 저궤도(고도 200km~1500km)에는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70% 가량이 모여 있어 충돌 위험도 크다고 합니다.

저궤도에서 우주 쓰레기는 총알보다 약 7~8배 빠른 속도인 초속 7.8km 정도로 움직입니다.

워낙 빠른 속도 때문에 아주 작은 우주 쓰레기라도 인공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하면 큰 피해를 입힙니다.

10cm 이상의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경우 인공위성이 완전히 파괴될 정도라고 합니다.


지구 저궤도의 인공위성 수가 많아질수록 위성끼리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 때 발생하는 우주 쓰레기로 인해 다시 충돌 위험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9년 2월 미국의 민간통신위성 이리듐 33호와 러시아의 버려진 군사통신위성 코스모스2251이 시베리아 790km 상공에서 충돌했습니다.


2018년 4월엔 우주 쓰레기로 떠돌던 중국 우주 정거장 ‘톈궁 1호’가 지구에 떨어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인공우주물체가 대기권으로 떨어지면 대부분 마찰열 때문에 소멸하는데, 무게가 8.5톤이나 되는 톈궁 1호는 약 1톤이 잔해로 남아 추락했습니다.

당시 전 세계가 걱정 속에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다행히 잔해가 남태평양 바다로 떨어지긴 했지만 아찔한 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긴 일이었습니다.



세계 첫 승리호 노리는 ‘우주 청소부’ 기업들
영화 '승리호'에 등장하는 우주 쓰레기 하치 위성. 영화 속에선 우주 쓰레기를 수거해 이곳에서 자원을 재활용하고 처리한다.

하지만 아직은 우주 쓰레기를 대기권으로 끌어들여 마찰열로 소각하는 방식만이 연구되고 있다.

/사진=영화 '승리호' 공식 스틸컷


영화 ‘승리호’에서 지배적 우주개발 업체로 그려지는 ‘UTS’의 CEO에게 한 기자는 “지금도 청소부들은 한 줌도 안 되는 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총알보다 10배나 빠른 우주 쓰레기를 쫓고 있다“며 불공정한 현실을 지적합니다.

기업은 우주 개발로 막대한 돈을 벌고, 그 과정의 잔해는 저임금 노동력으로 해결하는 셈이니 화가 날만도 합니다.


하지만 우주 청소의 위험성에 비해 큰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영화 속 노동자들과는 달리, 실제로 ‘승리호’를 먼저 만들어 내는 기업이 있다면 아마 큰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우주 쓰레기 수거를 연구하는 기술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장 우주로 올라가 쓰레기를 수거할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수년 안에 실제 청소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을 정도입니다.


스위스 스타트업인 ‘클리어스페이스’는 우주 청소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최근 유럽우주국(ESA)과 1억 400만달러(약 117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우주 쓰레기 수거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클리어스페이스의 우주 청소 방식은 이렇습니다.

4개의 발이 달린 로봇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 다음, 센서로 우주 쓰레기를 정확히 감지하고 접근해 쓰레기를 감싸 쥡니다.

이 상태로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추락하면 마찰열에 의해 쓰레기와 함께 소각됩니다.

클리어스페이스는 2025년 세계 첫 우주쓰레기 청소 미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스타트업 '클리어스페이스'의 우주 청소 기술을 표현한 가상도. 4개의 발이 달린 로봇 위성이 우주 쓰레기를 감싸 쥐고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추락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소각할 계획이다.

/자료=유럽우주국(ESA) 유튜브


일본 기업인 ‘애스트로스케일’은 영화 승리호의 영어 제목과 똑같은 ‘우주 청소부’(Space Sweepers)를 회사 슬로건으로 내걸고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 기업은 로봇 위성을 쏘아 올리고, 접착제를 써서 우주 쓰레기를 달라붙게 한 다음 대기권으로 낙하하는 방식을 연구해 1억9100만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근에는 강력한 자석으로 만들어진 로봇 팔로 폐기물을 잡은 뒤 대기권에 내려놓는 방식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의 우주 스타트업인 ‘스타트로켓’은 아주 끈끈한 물질인 ‘폴리머 폼’을 거미줄처럼 발사해 우주 쓰레기를 달라붙게 한 다음 지구 대기권으로 함께 낙하하는 방식을 연구 중입니다.


영화 '승리호'에서 선원으로 등장하는 로봇인 '업동이'는 작살을 던져 우주 쓰레기를 끌어 당긴다.

실제로 우주항공 기업인 '에어버스'가 유사한 방식의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미지 제공=넷플릭스


로봇 팔이나 접착 물질로 쓰레기를 붙잡는 방식 외에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영화에서 승리호가 이용한 방식과 가장 유사한 기술인 ‘우주 작살’을 개발 중입니다.

직접 쓰레기를 붙잡는 것보다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티타늄으로 만든 작살을 쏘아 올리고, 우주 쓰레기를 맞춘 뒤 대기권으로 끌어내림으로써 소각하는 방식입니다.

에어버스 측은 “작살은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는데, 승리호의 선원 업동이가 작살로 우주쓰레기를 포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어버스와 승리호는 비슷한 선택을 한 셈입니다.


우주 쓰레기를 붙잡는 방식 외에 아예 원거리에서 처리하는 방식도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일본 스카이퍼펙트 JSAT의 경우 우주 폐기물에 레이저를 발사해 궤도에서 이탈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가 영화 속 UTS 될까…스페이스X·아마존 선두권
스페이스X,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의 군집 위성 프로젝트와 목표. /그래픽=매경DB

우주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이 한 발 빠르게 ‘승리호’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안, 거대 기업들은 아예 영화 속 우주 개발 기업인 UTS처럼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길을 노리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세계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인 ‘크루드래건’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우주 산업의 새 역사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프로젝트인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인공위성 1만 2000여개를 띄워 지구 전역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 22일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올해 말까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지구 전역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전역에서 케이블이나 공유기, 통신 기지국 없이도 위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곧 펼쳐지는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저궤도 위성 4만 여개를 쏘아 올려 지구 어디에서나 1Gbps의 초고속 위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페이스X가 밝힌 목표입니다.


스페이스X가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위성 인터넷망 확보에 나선 것은 일단 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 관련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스페이스X 뿐 아니라 비슷한 사업을 진행 중인 아마존, 페이스북 등도 위성 인터넷망에 대해 ‘오지, 소규모 마을 등 통신 소외 지역을 위한 인터넷 서비스’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결국 사업성이 없으면 이렇게 큰 비용을 투자하기란 어렵습니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의 작동 원리. /그래픽=매경DB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500억 달러(약 393조원) 수준이었던 우주 산업 규모는 오는 2040년 약 1조 달러(약 112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2040년 전체 우주 산업 시장에서 위성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39.13%로 추정됐는데, 결국 우주에서 가장 돈이 되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스페이스X가 이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면, 바로 뒤쫓고 있는 기업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 또한 스타링크와 유사한 인공위성 프로젝트인 ‘카이퍼’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또한 머스크 CEO처럼 자신이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블루오리진을 통해 스페이스X처럼 저궤도 위성 수천 개를 쏘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성 승차 공유’ ‘우주 관광’…그들만의 선점 경쟁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위성 143개를 싣고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의 40번 발사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날 단일 로켓으로는 가장 많은 위성을 배치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AP연합뉴스


민간 우주 기업들은 당장 유망해 보이는 위성 인터넷망 확보 외에도 우주 탐사, 우주 관광, 위성 발사 서비스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경우 ‘위성 승차 공유’로 불리는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24일 우주로 143개의 위성을 실은 ‘팰컨9’ 로켓을 쏘아 올렸습니다.

하나의 로켓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위성을 한꺼번에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기록을 쓴 겁니다.


팰컨9 로켓에는 스타링크의 위성 10개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과 우주 기관이 제작한 소형 위성 133개가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이스X가 마치 자동차를 함께 타는 ‘우버’처럼 위성 승차공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스타링크의 서비스를 활용하면 위성 하나를 궤도에 올리는 비용은 6200만 달러(약 700억원) 수준입니다.

작은 위성일수록 비용이 줄어드는데, 200kg 미만의 작은 위성은 100만 달러에도 함께 로켓에 실어준다고 합니다.

스페이스X는 돈을 벌고, 작은 기업이나 기관은 소형 위성을 저렴하게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겁니다.

이런 사업 기회가 알려지며 스페이스X 외에도 수십 개 업체가 위성 발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우주 관광 분야를 먼저 개척하고 나섰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캡슐을 로켓에 탑재해 시험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로켓은 우주와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고도 100km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7분 30여초 만에 지구로 귀환했고, 사람이 탑승하진 않았지만 캡슐도 3분 후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이 때 쓰인 로켓인 ‘뉴 셰퍼드’는 이미 6번이나 사용된 재활용 로켓이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우주로 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재활용 로켓을 연구했고, 이 기술을 활용해 우주 관광 상품을 만들 계획인 겁니다.

이외에도 영국의 재벌인 리차드 브랜슨이 설립한 우주 기술 기업인 버진갤럭틱 등이 벌써 예약까지 받아가며 우주 관광 상품을 개발 중입니다.


이외에 누구나 알만한 다른 거대 IT기업들도 우주 산업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아테나’라는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인공위성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지구에 존재하는 가장 거대한 기술 기업들이 지구 궤도를 놓고 ‘선점 경쟁’을 시작한 모양새입니다.

아직은 남는 자리가 많은 ‘공유지’이지만, 궤도에 위성이 점점 늘어나고 우주 쓰레기도 쌓이면 좋은 자리와 시장 진입 기회는 사라지기 시작할 테니까요.
저궤도에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카이퍼 등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수만 개 위성이 더 진입할 예정입니다.

위성이 지구 주변을 도는 공전 각속도와 지구가 자전하는 각속도가 일치해 늘 지구의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정지궤도(고도 3만6000km)’는 이미 360여개 위성으로 포화 상태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열리기 시작한 인류의 마지막 투자처 ‘우주’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500억 달러(약 393조원) 수준이었던 우주 산업 규모는 오는 2040년 약 1조 달러(약 112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조보라


우주 산업에 대한 세계적 부호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뜨겁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아예 향후 50~150년 안에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꿈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설립자도 마찬가지로 거대한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우주 정거장 형태의 우주 식민지로 인류를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두 사람의 포부는 영화 ‘승리호’ 속 UTS의 모습과 꼭 닮아있습니다.


누군가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세계적 기업가들의 미래 전망은 시장에서 항상 영향력을 갖습니다.

실제로 우주 분야 선두주자인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0월 스페이스X의 가치를 1000억(약 112조원)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불과 3개월 전인 7월에 제시했던 가치 평가보다 2배나 증가한 금액입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시선도 우주를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8월 비공개 펀딩으로 약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를 조달했고, 이번 달엔 8억5000만 달러(약 9500억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CNBC는 "불과 3일 동안 60억 달러(약 6조75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전했습니다.


테슬라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해 ‘대박’을 낸 뒤 스타 투자자가 된 캐시 우드는 우주산업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겠다는 예고를 내놓으며 올해 초 화제를 모았습니다.

‘버진갤럭틱’처럼 증권 시장에 상장된 우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초보다 2배 이상 높아지는 등 증시에서 투자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주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열풍이 곧 불어 닥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우주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두 회사인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 모두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2개사 외에 보이저 등 우주 관련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주 기업들도 대중화 기회를 맞을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겁니다.


그야말로 ‘투자의 시대’라고 불릴만한 요즘, 인류의 마지막 투자처인 민간 우주 경제도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 포문은 스페이스X와 아마존 등 몇몇 업체들이 열어젖히고 있습니다.

우주 산업은 초기 선점효과와 기술 확보에 따라 영화 속 ‘UTS’와 같은 지배적인 사업자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과연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우주 기업은 어떤 곳이 될까요? 기업들의 ‘우주 경제 전쟁’을 흥미롭게 지켜볼 시간이 어느새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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