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늘(18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취업제한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가사도우미와 비서를 강제로 추행하고 간음한 것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범행 후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수사에 불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1년여 동안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던 김 전 회장은 성폭력 의혹이 불거지자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곧장 국내로 돌아오지 않아 사실상 도피행각을 벌이다 지난 2019년 귀국 후 체포됐습니다.
앞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들이 느꼈을 정신적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 서영수 기자 / engmat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