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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번(24). [사진 = 인스타그램 @liambyrne0] |
영국의 윙슈트 플라이어이자 스카이다이빙 챔피언으로 알려진 리암 번(24)이 스위스 알프스에서 고공 점프 중 암벽에 충돌해 숨졌다.
그는 BBC 다큐멘터리《하늘을 나는 소년(The Boy Who Can Fly)》에 출연했던 인물로, 4000회 이상 점프 경험을 가진 익스트림 스포츠계의 베테랑이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번은 지난 22일 스위스 루체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해발 약 2400m 높이의 기첸산(Gitschen) 정상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윙슈트를 입고 점프했다.
윙슈트는 팔과 다리, 몸통 사이에 막이 달린 특수 점프슈트로, 공중에서 날다람쥐처럼 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비다.
그러나 점프 직후 번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예정된 비행경로에서 이탈해, 약 2100m 지점의 암벽에 충돌한 뒤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그는 이륙 직후 진로를 벗어난 뒤 절벽에 충돌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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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번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마지막 윙슈트 점프 영상 속 모습 [사진 = 인스타그램 @liambyrne0] |
번은 스카이다이빙 강사이자 윙슈트 코치, 베이스 점퍼(BASE Jumper: 고정된 구조물에서 점프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종목)로도 활동해 왔다.
12세에 킬리만자로 등정, 14세에는 패러글라이딩 면허를 취득하고, 16세에 첫 스카이다이빙을 마친 뒤 18세부터 윙슈트 비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BBC 다큐멘터리에서 “13살 무렵 아버지에게 ‘새처럼 날고 싶다’고 말했다”며 “사무실 책상에 앉는 것이 윙슈트 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두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철저한 준비만이 위험을 통제하는 방법이라며 고위험 스포츠에 대한 가족의 걱정을 이해하면서도 자신만의 비행 철학을 강조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리암에게 이 스포츠는 단순한 스릴을 넘어선 자유였다.
그는 하늘에서 가장 살아 있음을 느꼈다”며 “세상을 떠난 방식이 아니라, 그가 세상을 어떻게 살았는지를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리암은 두려움을 인정하되, 결코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며 “그의 대담함과 따뜻한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도 최근 윙슈트 관련 사망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1월에는 콜로라도에서 그레고리 코츠(36)가 주낙과 예비 낙하산 모두 펴지지 않아 숨졌다.
같은 해 9월에는 앨라배마 출신 조너선 비질리아(27)가 유타에서 점프 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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