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SK텔레콤의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AI 산업에 10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뒷받침할 보안 체계 구축에는 정부와 기업 모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AI 산업에 10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새 정부.
하지만 그 토대가 될 사이버 보안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보안 투자는 아직까지 '지출'로 여겨지는 인식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기업당 평균 29억 원으로, SKT의 약 3%에 불과합니다.
보안 투자 상위권인 SKT조차 대규모 해킹 피해를 입은 것을 보면 전반적인 보안 인프라가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습니다.
국내 보안 산업 구조도 영세합니다.
지난해 매출 2천억 원을 넘긴 국내 보안 기업은
안랩 단 한 곳뿐.
대부분 기업들은 500억 ~ 1천억 원대 매출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팔로알토 등 글로벌 보안 기업들은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며,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 역시 보안 스타트업을 적극 인수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해킹 방식도 더 정교해지고 있는 만큼 세계는 이미 보안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정부 예산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해 사이버 보안 기술개발(R&D)과 정보보호 전문인력 양성 예산은 모두 전년 대비 8%씩 삭감됐습니다.
전문가들은 AI 확산과 함께 사이버 위협도 커지고 있다며, 보안 예산을 과감히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AI가 고도화되고 개인정보 수집 사례도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고, 악용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예산을 더 투입한다든가 인력을 투입해서 국내의 사이버 보안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보안 예산을 파격적으로 확대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 기관을 신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AI 초강대국을 꿈꾸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사이버 보안 체계부터 갖춰야 할 시점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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