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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의 베이징 '아시아 1호' 스마트 물류센터 내부에서 로봇이 품목·지역별로 택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 징둥 |
지난 15일 베이징 남부 다싱구에 위치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 징둥의 '아시아 1호 스마트 물류센터'. 택배를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는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자동화 설비 앞에서는 작업자들이 모니터를 보며 이상 유무를 체크했다.
다음달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 '618(6월 18일)'을 앞두고 주문량이 몰리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징둥 관계자는 "618이 시작되기 전부터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곳 물류센터에서만 작년 618 때 70만개 이상의 물량을 소화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많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618은 창립기념일에 맞춰 징둥이 진행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로,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알리바바의 '솽스이(광군제)'와 유사한 쇼핑 행사다.
징둥의 무인운반차(AGV)인 '디랑(地狼·지상 늑대)'과 셔틀 등도 성수기를 맞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특히 로봇청소기를 연상하게 하는 외관으로 5층짜리 선반을 자유자재로 옮기는 디랑은 징둥이 다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운반 로봇이다.
징둥 관계자는 "물류 단계마다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한 덕분에 효율성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징둥이 올해 618 때 많은 주문을 예상하는 것은 중국의 내수 진작 및 소비 촉진 정책과 맞물려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12일 양측이 공동 성명을 통해 상호 관세율을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합의한 뒤 휴전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90일간 예정된 추가 협상 과정에서 얼마든지 다시 격화할 수 있다.
좁아진 수출길 대신 내수 활성화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소비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동기보다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5.5%)를 하회하는 수치다.
올해 1~4월 누적 소매판매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4.0%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4.2%)를 밑돌았다.
이번 618이 중국 내수 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가늠자인 셈이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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