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6개월 만에 보수를 마치고 올해 3월 인도한 미국 해군 함정 월리 시라.

미국이 2037년까지 산업용·군수용 선박을 최대 448척 발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략 우리나라 전체 선박건조 3년치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정부와 기업이 이 같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이 전망치는 지난 4월에 발의된 조선·항만 인프라법(SHIPS for America Act)과 미 해군 2025년 군함 퇴역·신조계획 등을 토대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우선 상업 선박의 경우 미국이 2037년까지 전략상선대를 100척 이상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략상선대는 평상시에 상업적으로 활용하다가 전시에 병참 지원에 동원되는 선박을 의미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최소 42척을 추가 발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LNG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2040년까지 LNG 수출물량의 10%를 미국 내 건조 선박으로 운송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 같은 목표치 달성을 위해 최소 3년 앞선 2037년까지 신규 LNG 운반선 발주가 대거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쇄빙선도 각각 10척가량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군수 선박의 경우 미 해군 계획에 근거해 전투함 129척, 지원함 46척을 추가 발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사시 미군을 지원하는 국적 선박인 '국방예비함대(NDRF)'는 노후 선박을 10년 내 교체한다는 가정하에 67척 발주가 예상됐다.


전망치의 정확성은 지켜봐야겠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미국이 발주하는 물량의 상당수를 한국이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 조선기업들을 보유하고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해양 패권 장악을 저지하고 자국 내 조선업을 부흥시키려 하는 만큼 중국에 발주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의 경우 한국이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LNG선을 한국과 중국이 나눠 갖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국에 발주하는 LNG선은 한국이 독식할 공산이 크다.


다만 미국이 자국 내 조선 생태계를 만들려 하는 만큼 이에 대한 협력 의지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류민철 한국해양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건조가 이루어지도록 정부와 업계의 전략 마련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조선 기업들이 현지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한화오션은 미국 내 필리조선소를 작년에 인수하고 선박건조능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와 LNG선 건조도 검토 중이다.

HD현대 역시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나 임차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현지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미국 군함 MRO(유지·보수)에 대한 전략도 내놨다.

보고서는 새 군함 건조를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맡길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MRO 분야에서는 선체 보수작업 위주로 신뢰를 쌓은 후 점차 선체 개·보수 프로젝트 수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무기체계를 포함한 유지보수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재범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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