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기업에 560억 쏴준 미국정부...업계 최초로 ‘칩스법’ 혜택 받은 이 기업

앱솔릭스, 美반도체 보조금
4000만달러 처음으로 수령
지원금으로 상업화 가속도

SKC의 반도체 유리기판 계열사 앱솔릭스가 생산하는 유리기판.
SKC의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 자회사 앱솔릭스가 미국 상무부에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1차 생산 보조금 4000만달러를 처음 수령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반도체지원법이 폐기될 우려 속에서도 이번 보조금 실수령을 바탕으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상업화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 총 7500만달러(약 1000억원) 중 1단계로 4000만달러를 앱솔릭스에 최근 지급했다.


이번 보조금은 앱솔릭스가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약 3억달러를 투자해 완공한 유리기판 양산 공장에 대한 것이다.

SKC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중 처음으로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을 수령했다.

현재 해당 공장에서는 연산 1만2000㎡ 규모로 유리기판 시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유리기판은 아직 상용화 전 개발 단계로 반도체 업계에선 ‘꿈의 기판’으로 불린다.

플라스틱보다 표면이 매끄러워 초미세 선폭으로 더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다.

또 기판과 칩 사이에 중간층 역할을 하는 중간기판이 필요 없어 제품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특히 기존 실리콘기판 대비 속도는 40% 빠르고 전력 소비량과 패키지 두께, 생산 기간은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공지능(AI) 등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한 미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도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유리기판을 주목하고 있으며 2026년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650억달러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해 9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유리기판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앱솔릭스는 앞서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국가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상 연구개발(R&D) 보조금 수혜자로 선정돼 1억달러 규모 지원을 약속받았다.

R&D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된 앱솔릭스 컨소시엄에는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학계, 비영리 단체 등 30여 개 파트너가 포함됐다.

유리기판 분야에서는 앱솔릭스가 유일하게 포함됐으며 생산과 R&D 보조금을 모두 확보했다.


앱솔릭스는 이번 보조금 수령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

앱솔릭스는 7만2000㎡ 규모 이상의 2공장 건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SKC는 2021년 유리기판 사업 추진을 공표한 이후 앱솔릭스를 설립하고 꾸준히 상업화를 준비해왔다.

글로벌 기업·학계와 협업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C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을 두고 전 세계가 뜨거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보조금 실수령은 앱솔릭스의 유리기판 경쟁력을 미국 정부에서 확인해준 셈”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도 점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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