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김은혜 우아한형제들 파트장 인터뷰
앱을 통해 기부하고 기부받고...결식아동에겐 디지털 식권 제공
하반기에는 배민 앱서 기부실천가게·착한 사장님 홍보 예정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고 신뢰 가능한 인프라 만들 것”
“똑같은 예산이라도 취약계층에게 직접 돈을 기부하는 것보다 취약계층을 돕는 소셜 벤처를 지원했을 때 기부 생태계가 확장될 수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과의 인연은 대한민국의 기부 트렌드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
“아이들의 편의를 먼저 고민했다는 점에서 감동받았고, 아이들이 민간 기업이나 지역 외식업주의 선의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어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 (김은혜 우아한형제들 사회공헌팀 파트장)
 |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오른쪽)와 김은혜 우아한형제들 파트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기부 문화 확산에 대해 얘기 하고 있다. [사진=이호준 기자] |
개인이 기부센터를 찾아다니며 기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나 기부를 할 수 있다.
소셜 벤처 나눔비타민은 이런 기부의 디지털 전환을 이뤄 주목받고 있는데, 특히 우아한형제들이 푹 빠졌다고 한다.
최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와 김은혜 우아한형제들 사회공헌팀 파트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나비얌 앱을 이용하면 수혜자들도 편리하게 나눔을 받을 수 있고, 기부자들도 앱을 통해 편리하게 기부할 수 있다”며 “투명하게 기부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 때 교육 봉사를 했다.
학원 다닐 형편이 안되는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봉사하며 나눔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 2023년 나눔비타민을 창업했다.
결식 우려 아동은 나눔비타민을 통해 디지털 식권으로 편리하게 ‘착한가게’를 이용할 수 있다.
착한가게는 매출의 일정액을 취약계층을 위해 후원하는 가게를 말하는데, 현재 전국 6만곳 식당이 나눔비타민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4800곳이 착한가게다.
나눔비타민 수혜자는 나비얌 앱에서 디지털 식사권이나 쿠폰을 다운 받아 착한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부자는 디지털 식사권이나 쿠폰을 기부하는 셈이다.
단순히 후원 모금만 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전달 과정까지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김 대표는 이런 구조가 지역상권과 상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복지 혜택으로 제공된 바우처는 대기업 등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나눔비타민은 소상공인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어서 지역상권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편리·투명·확장이라는 나눔비타민의 세 가지 키워드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매료시켰다.
김은혜 파트장은 “우리 사회공헌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먹거리 안전망”이라며 “우아한형제들은 결식 우려 아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비얌이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 인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2023년 사회서비스 펀드에 15억원을 기부했다.
해당 펀드는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취약계층 돌봄·교육·문화·주거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나눔비타민은 이 펀드의 투자를 받은 것을 계기로 우아한형제들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또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나비얌 앱 안에서 ‘배민이 나비얌에 놀러왔어요’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 캐릭터를 이용해 결식 우려 아동에게 나비얌을 홍보하자 나비얌 이용자 수는 크게 증가했다.
더 나아가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배달의민족 앱 내에서 기부실천가게를 홍보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부터는 나눔비타민을 이용하는 착한가게 사장님도 소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단순한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부에 대해 사람들이 더 인식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기부는 안 하던 사람이 하게 만들고, 하던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고 신뢰 가능한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아한형제들의 경영철학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 진정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싶다”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외식업주를 응원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소셜 캠페인과 복지 정책 홍보도 진행해 대상자들이 복지 정책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