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빗나간 예상…단 4차례 투표로 ‘다크호스’ 깜짝 선출

‘미국 출신 첫 교황’ 탄생
교황명은 레오 14세
페루 빈민가에서 오랜 사목
개혁-보수 균형 잡을 인물로 평가

새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미국)는 8일(현지시간) 콘클라베 이틀째에도 유력 후보로 부각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선출 직전까지 거의 ‘무명’에 가깝다는 평을 들을 만큼 유력 후보군에 들지 못하다가 ‘깜짝’ 선택을 받은 것이다.


레오 14세는 전날부터 진행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4번째 투표에서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얻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 동안 유력 주자로 부각됐던 인물은 피에트로 파롤린(이탈리아) 추기경과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추기경, 마테오 주피(이탈리아) 추기경 등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폴리마켓, 칼시, 벳페어 등 3개 업체 베팅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콘클라베 직전인 7일 오전 파롤린(27%), 타글레(21%), 주피(10%), 피에르 바티스타 피자발라(10%) 추기경 선출 관측이 높게 점쳐졌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의 이름은 10위권 안에 등장하지도 않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데다 미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예상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때문에 그의 선출에 예상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로이터 통신은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깜짝 선택으로 가톨릭 교회 새 수장에 선출됐다”고 전했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빠른 속도로 추기경들의 지지를 끌어모을 만한 ‘다크호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BBC 방송은 “그의 이름이 아주 최근에야 등장하기는 했지만, 프레보스트 추기경과 같은 인물이 선출된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분열된 교회에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짚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개혁을 추진해 보수파의 반발을 샀고, 동시에 진보파로부터는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샀다.


BBC는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자로 여겨졌다”며 “단 4차례 투표에서 교황이 선출됐다는 것은 추기경들이 그 평가에 동의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콘클라베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5차례,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4차례 만에 선출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미국인이지만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주로 페루에서 사목 활동을 수행했다.

2014년 주교에 서품된 이후 2015∼2023년 치클라요 교구장을 지낸 그는 페루 시민권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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