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크렘린궁서 정상회담
“강대국으로서 책임 다할것”
美비난하며 브로맨스 과시
9일엔 전승절 행사 참석
트럼프 5월8일 승전일 지정
“2차대전 승리 주역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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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모스크바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 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개월 만에 재회하며 중·러 간 밀착을 또 한 번 과시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견제와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어서 ‘반미 연대’도 보다 공고해질 전망이다.
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후 6시(현지시간)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코보2공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도착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옮길 수 없는 좋은 이웃이자 고난을 함께 이겨내는 진정한 친구, 서로를 발전시키는 좋은 동반자”라고 밝혔다.
이어 “두 나라는 새로운 시대의 중·러 간 전략적 협력 정신을 만들었다”며 “독립적이고 성숙하고 탄력적인 중·러 관계는 양국 국민들에게 큰 혜택을 줬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전략적 안정 유지와 평등하고 질서있는 다극화 진전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러는) 세계 주요 대국이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단호히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할 것”이라며 전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발 관세 폭탄 등 국제 주요 현안 등에 대해 심도있게 소통했다.
특히 가스관 프로젝트인 ‘시베리아의 힘2’을 비롯해 양국 간 에너지 분야에 관한 협력도 논의했다.
최근 1년 새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교류는 6차례에 달한다.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은 5기 집권 직후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찾았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방중 첫 날에만 시 주석과 12시간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내며 끈끈한 결속을 자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50분가량 진행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시 주석은 양국 간 전면적 전략 협조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3개월 뒤인 지난해 10월에는 브릭스(BRI
CS) 정상회의 계기로 러시아 카잔에서 만났으며 시 주석은 “중·러의 대를 이은 우호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1일에는 화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고, 지난 2월에는 전화통화로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회담에 대한 상황을 공유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부터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한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시작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립 위기에 있던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을 맞아 국제사회에 건재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에는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회담하고 전략적 동반자 및 협력 조약을 체결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번 전승절에 29개국 정상이 초대됐고, 그 중 최소 15명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한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9개국 정상 중 푸틴 대통령과 만난 첫 번째 정상이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외에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 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과 회담했다.
해외 정상들은 전승절 당일인 오는 9일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을 지켜본 뒤 크렘린궁 인근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5월 8일을 2차대전 승전일로 공식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러시아가 2차대전 승리의 주된 요소는 분명하나 미국만큼 중대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결정을 해야 할 지점으로 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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