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격 좀 올라도 한국산 대체 못해”...K철강 관세 악재에도 대미수출 호조

4월 수출 전년비 15% 증가
미국내 철강수요 유지 분석

평택항에 쌓인 철강 제품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도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이 작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로 인해 가격이 높아졌지만, 미국 내 한국산 철강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23만7774t으로 작년 동월(20만6916t)에 비해 14.9% 증가했다.

지난 3월에는 수출량이 23만948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9% 감소했는데, 4월은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 철강 업체는 미국에 열연강판, 자동차용 강판, 후판이나 강관을 주로 수출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올해 3월 12일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은 연간 263만t의 할당량(쿼터) 제약을 받지 않는 대신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에선 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산 철강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 쿼터 해제로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혼재했다.


이번 통계는 미국 내 철강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을 강조하면서 관련 철강 수입도 늘고 있다.


철강협회는 최근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철강재 수입이 전월 대비 11.9% 증가했다”며 “철근, 강관 등 건설·에너지 관련 품목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산 철강이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된 상황에서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철강 제품이 25% 관세라는 동등한 부담을 안고 있어 품질이 좋은 한국산 철강에는 오히려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아직 미국 내 판매량 증가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국 간 관세 협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미국 내 바이어들이 철강 수입을 늦추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측 바이어들 입장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이 잘 해결되면 관세가 낮아질 텐데 구태여 철강 수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 철강 업체들도 수출 물량을 늘리지 않고 자제하고 있다.

쿼터 해제를 기회로 갑자기 물량을 늘렸다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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