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전쟁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트럼프 관세발 불확실성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연속 세 번째 동결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 변경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6월 기준금리 인하 불가론에 쐐기를 박았다.


연준 통화정책 성명서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further)'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비 '더'라는 수식어가 추가되면서 불확실성 수위가 높아졌음을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기다리고 지켜보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제는 고용시장이 괜찮고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상황 변화를 지켜볼 여유가 있다"며 "지금 당장 기다림에 따른 실질적인 비용은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발언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미뤄진다는 관측이 퍼졌다.

사실상 6월 인하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다.

7월 인하 가능성은 50%대 중반을 기록했다.




애나 웡 블룸버그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조급해하지 않게 된 배경으로 "관세 영향으로 올해 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를 연준 내부적으로 지난달 발표한 2.8%에서 이번엔 최소 3.5%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연준은 트럼프발 관세 영향으로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했다.

이날 성명서에 "더 높은 실업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평가가 들어갔다.


관세 영향은 무역수지에서 확인됐다.

연준 통화정책 성명서에 "순수출의 변동(swings)이 데이터에 영향을 미쳤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파월 의장은 "1분기에 관세 부과를 앞두고 수입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분기가 되자 상황이 반대가 됐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 "조금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평가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또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전기 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해 충격을 줬지만 수정치 발표 때 다소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일축하며 통화정책 결정 시 "경제 데이터, 전망, 리스크의 균형만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어떤 대통령과도 (먼저)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정부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로에 있다"며 의회가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희망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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