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전쟁 ◆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한 딜러와 소비자들이 구매를 서두르면서 미국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중고차 도매시장 경매 결과를 토대로 집계하는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가 4월 208.2(1997년 1월=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가격지수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공급망 교란이 이어지던 2023년 10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제러미 롭 콕스오토모티브 경제·산업 인사이트 디렉터는 "봄이 되면서 중고차 가격 반등 현상이 통상 4월 둘째주 무렵 종료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올해 중고차 도매가격 상승세가 4월 한 달 내내 지속됐고 상승 강도도 훨씬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영향으로 강한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정확히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완성차와 일부 부품에 부과한 25% 관세는 중고차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신차 가격과 생산량, 수요 변화에 따라 중고차 시장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외국산 자동차, 차부품에 25% 관세를 발효한 트럼프 행정부는 업계 반발을 감안해 관세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중고차 공급 감소와 선구매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 온라인 중고차 판매 업체 카바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 업체 포드는 신차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포드 대변인은 "통상적인 가격 조정에 일부 관세 부담을 더한 것"이라며 "관세 비용 전부를 고객에게 전가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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