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과 공동성명 서명식을 마친 후 성명문을 들고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개월 만에 재회하며 중·러 간 밀착을 또 한 번 과시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어서 '반미 연대'도 보다 공고해질 전망이다.


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러시아와 함께 국제적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 행위에 맞서 세계 강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판할 때 자주 사용한 표현이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많은 개발도상국의 권익을 수호하고 다극 세계를 질서 있게 추진하는 등 경제 세계화를 위해 손을 맞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함께 현대 신나치·군국주의에 대응하겠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호혜적이고 다른 나라에 맞서는 게 아니라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새 시대에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을 포기할 것을 각국에 촉구하며, 외교적 수단만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두 정상은 이 공동성명 외에도 세계 전략적 안정에 대한 공동성명, 투자 촉진과 상호보호에 대한 협정 등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양국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부터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러시아를 방문한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시작했다.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회담하고 전략적 동반자·협력 조약을 체결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번 전승절에 29개국 정상이 초대됐고 그중 최소 15명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벌인다고 전했다.


해외 정상들은 전승절 당일인 9일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을 지켜본 뒤 크렘린궁 인근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5월 8일을 2차 대전 승전일로 공식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러시아 2차 대전 승리의 주된 요소는 분명하나 미국만큼 중대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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