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22% 늘어 11.4조
명품 등 상품군 늘려 성장 견인
대만서도 와우멤버십 돌풍
AI 자동화설비 등 공격적투자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
네이버·C커머스 추격도 변수
쿠팡이 올해 1분기 11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네이버와 같은 유력 경쟁 플랫폼을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 등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공세를 높이고 있지만 오히려 수익성을 높이며 국내 이커머스 ‘1극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7일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 1분기 연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의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으로 작년 동기(9조4505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 11조1139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올린 지 1분기 만에 자체 최대치를 경신했다.
쿠팡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531억원(4000만달러) 대비 4.4배 급증했다.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으로 318억원 손실에서 크게 나아졌다.
약점으로 지목받아온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로 지난해 1분기(0.6%)보다 올라갔다.
다만 직전 분기(3.9%)와 비교하면 영업이익률은 둔화됐고, 국내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10% 안팎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다.
물류센터나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설비, 인력 채용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면서 비용 투자가 커지자 이익률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의 가파른 실적 개선은 파페치·대만 로켓배송·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성장 사업 부문의 1분기 매출이 1조5078억원으로 1년 새 78% 성장한 결과다.
이 부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손실은 2440억원으로 전년 동기(2470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는 1분기 매출이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이 부문의 활성고객은 2340만명으로 1년 새 9% 늘었다.
활성고객당 매출은 42만7080원(294달러)으로 6% 늘었다.
기존 주력 사업이 견조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명품·해외·배달 등 신사업이 수익성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양상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상품군 확대로 가격은 낮추고 배송 경험의 기준을 높이는 데 집중해 한국 리테일 시장의 몇 배에 달하는 성장을 프로덕트 커머스에서 이어갔다”며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의 명품 브랜드 유치를 예로 들었다.
대만에서도 코카콜라·펩시·P&G 등 글로벌 브랜드 등과 계약을 맺고 상품군을 6배 가까이 늘렸다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는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한편, 알테쉬 등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진입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수(MAU)는 3339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 1강’ 체제라고는 하지만, C커머스와 네이버가 빠르게 추격하는 만큼 쿠팡도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쿠팡Inc는 최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쿠팡Inc는 시중에 발행된 클래스A 보통주 중 최대 1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프로그램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
회사 측은 “전체 자본 배분 전략의 일환이며 장기 주주가치 극대화가 목표”라며 “정해진 기한 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 기회가 있을 때 매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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