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슬립, 공동수면 분석 AI 모델 개발
“스마트폰으로도 전문검사 필적 성능”
한 침대를 쓰는 부부 숨소리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각각 분석해 수면 단계를 파악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한 사람 수면 측정이 중심인 기존 기술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된다.
AI 모델을 개발한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과 검증한 결과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해 진행하는 전문 수면검사인 수면다원검사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성인 44쌍이 한 침대에서 동시에 취침하도록 하고, 각자의 베개 옆에 스마트폰을 배치해 숨소리를 녹음하고 동시에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녹음된 숨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예측한 개인별 수면 단계를 수면다원검사 결과와 비교 분석해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평가했다.
△깨어있음 △렘(REM) 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의 4단계를 구분하는 검사에서 AI 모델은 매크로 F1 점수 0.63을 기록했다.
Macro F1 점수는 1에 가까울수록 예측 성능이 높음을 의미한다.
수면다원검사의 매크로 F1 점수는 0.82, 기존 웨어러블 수면 측정기기의 점수는 0.49였다.
수면다원검사보다는 성능이 23% 낮고, 웨어러블 기기보다는 29% 높다는 뜻이다.
‘깨어있음’과 ‘수면’의 2단계로만 구분하는 검사에서는 매크로 F1 점수 0.77을 기록하며 0.82를 기록한 수면다원검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100번 중 94번은 수면다원검사와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이번 연구는 그간 비접촉식 수면 측정의 가장 한계였던 다인 수면 환경에서의 정확도를, 수면다원검사와의 공식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명확히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수면 분석 기술들은 대부분 혼자 수면하는 환경을 기준으로 설계돼 2명 이상 수면하는 경우에는 숨소리, 뒤척임, 코골이 등 타인의 소음으로 인해 개인별 수면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하기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AI 모델이 스마트폰에 더 가까이 누운 사람의 수면 신호를 자동으로 식별해 개별 분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실적 주거 환경을 그대로 반영한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만으로도 수면다원검사에 필적하는 정밀 분석이 가능함을 보여줬다”며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수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정훈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공동 수면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을 다인 환경에서 진단·모니터링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슬립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수면 의료(Sleep Medicine)’에 게재됐고, 지난해 유럽수면학회에서 우수 초록으로도 선정됐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숨소리를 AI로 분석해 수면 단계와 호흡 이상(코골이·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하는 슬립테크 스타트업이다.
식약처 2등급 진단보조 의료기기로 승인받은 스마트폰 앱 ‘앱노트랙’과 소비자용 수면 관리 앱 ‘슬립루틴’을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
삼성생명,
경동나비엔, 세라젬 등 20개 이상 기업과 협력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공동 수면 시 스마트폰으로 수면을 검사하는 과정을 그린 그림. [사진 제공=에이슬립] |
 |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와 김정훈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 제공=에이슬립]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