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추도 물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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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이 애도를 표하러 온 성직자와 신자,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교황은 유언장에서 장식 없는 무덤에 이름만 새긴 채 묻어달라고 당부했다. AFP연합뉴스 |
"내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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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이 아닌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21일(현지시간) 교황청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6월 29일 작성한 유언장에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고 적었다.
교황은 유언장에서 "내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장됐다.
BBC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 년 만에 바티칸이 아닌 장소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 되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는 것은 1669년 클레멘트 9세에 이어 356년 만에 처음이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로마 양식의 4대 성전 가운데 하나다.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도 자주 방문했으며 각별한 마음을 품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최근 규정을 바꿨다.
지난해 교황청이 발표한 교황 장례 개정 전례서에는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을 삼중관에서 목관 1개로 줄이는 등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장례식은 26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멜라니아 여사와 직접 참석할 것임을 밝혔다.
또 교황 선종을 기리기 위해 이날 백악관 등 미국 공공기관과 군 시설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후반 로마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세전쟁 대응을 위해 그와 접촉하려는 다른 나라 정상들도 로마행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교황의 고국인 아르헨티나는 선종을 슬퍼하면서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현지 매체들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바티칸 일정이 확정되는대로 장례 참석을 위해 로마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교황은 유언장 말미에 "내 삶의 마지막을 채운 이 고통은 세상의 평화와 인류의 형제애를 위해 주님께 바친다"고 적었다.
또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이라고 주께 요청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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