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매각 목표로 경쟁입찰 전환
코원 본사 부지 약 5000억 규모
도시가스 정리 수순 관측 제기
신용등급 하락, 유동성 압박 심화
SK, 리밸런싱 전략 일환 분석
SK이노베이션 E&S가 수도권 도시가스 사업 자회사인 코원에너지서비스의 서울 대치동 본사 용지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은 SK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사업재편) 일환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우량회사인 SK렌터카, SK스페셜티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또 올해 시장가치 5조원인 SK실트론 지분을 70%까지 매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유, 화학, 배터리 등 주요 부문에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부동산 매각 속도전은 신규 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E&S는 코원에너지서비스 대치동 용지 매각을 위한 입찰제안 절차를 밟으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용지는 약 5만㎡ 규모로 시장가격은 50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2023년 서울시가 해당 용지를 포함한 세텍(SETEC) 일대를 복합개발하는 ‘신국제문화복합지구’ 조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무산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한 법인과 해당 용지 매각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에 나섰다가 매각 금액에 대한 이견을 비롯한 협상 조건 등이 맞지 않아 결렬된 바 있다.
이후
SK이노베이션과 합병한
SK이노베이션 E&S는 올해 해당 용지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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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리밸런싱 위한 사업부 매각현황 |
해당 용지 매각의 주관사는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 CBRE 코리아가 맡았고, 지난 3월 40여 곳에 입찰제안서를 전달하면서 별도의 설명회도 진행했다.
회사는 오는 6~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코원에너지서비스는
SK이노베이션 E&S가 보유한 7개 도시가스 계열사 중 수도권 권역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 도시가스 공급업체다.
서울 강남구·송파구·서초구 일부와 과천시·성남시·하남시 등 경기도권에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1978년 대한도시가스에서 시작해 2011년 코원에너지서비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번 부동산 매각은
SK이노베이션의 전반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와 통상 환경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로 요동치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정유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에너지,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SK지오센트릭 등 에너지 부문의 실적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의 실적 반등도 더뎌서
SK이노베이션 전체 수익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하락도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하향했다.
이로 인해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SK 핵심 관계자는 “신규 사업 투자에 있어 조달 비용 증가는 사실상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라며 “결국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크게 줄어든 셈”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캐시카우로 기대되던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우려와 자본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규 자금 조달이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단기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보유 자산의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 추진을
SK이노베이션 E&S의 핵심사업인 도시가스 사업부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23년 SK E&S 산하 부산도시가스의 남천동 사옥 및 인근 용지를 약 60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 매각까지 성사될 경우 회사가 보유한 알짜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코원에너지서비스 용지 매각은 도시가스 사업 매각과는 무관한 현금 유동화 방안”이라며 “신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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