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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가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롯데웰푸드가 해외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은 196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내수 침체, 출산율 하락 등으로 과자 수요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한 결과다.
14일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9754억원) 대비 8% 증가한 1조616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해외 법인 매출이 8567억원, 수출액이 2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17% 증가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조442억원으로, 전년(4조663억원)보다 0.5% 줄었지만 해외에서의 실적은 증가했다.
롯데웰푸드 해외 법인은 인도, 카자흐스탄, 벨기에, 러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싱가포르 등 7개국에 8개 있다.
인도에만 초코파이 등 건과를 생산하는 법인 롯데인디아, 아이스크림 등 빙과 생산법인 하브모어 등 법인 2개가 있다.
수출국은 50개국에 달한다.
해외 법인 실적은 법인 전체 매출의 33%(2904억원)가 인도에서 발생할 만큼 인도에서 거둔 성과가 돋보였다.
롯데인디아의 지난해 매출은 1176억원으로 전년(1034억원)보다 13% 증가했다.
하브모어 매출도 지난해 1728억원으로 전년(1656억원)보다 4%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롯데인디아의 매출을 견인한 것은 초코파이였다.
롯데인디아의 지난해 총매출 1176억원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881억원이 초코파이 판매에서 나왔다.
2023년 인도에서 초코파이 매출은 751억원이었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 인기 비결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종교적 이유 등으로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인 특성을 고려해 초코파이의 핵심 원재료 중 하나인 마시멜로를 동물성 젤라틴 대신 식물성 원료로 대체해 생산했지만 맛은 좋아 입소문이 났다"며 "인도 현지에서 롯데 초코파이가 인도 초코파이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품목 기준으로 수출액이 가장 컸던 1위 제품은 빼빼로였다.
빼빼로의 지난해 수출액은 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의 해외 유통망·마케팅 강화 등 다방면에서 노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빼빼로는 1983년 탄생해 소비자에게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 과자로, 약 5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위는 초코파이로,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무설탕·무당류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는 2023년 7월 첫 수출을 시작해 캐나다, 싱가포르, 홍콩, 중국, 몽골,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13개국에 수출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제로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라 올해부터 제로 수출 실적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해외, 특히 인도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인도에서 빼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롯데인디아가 갖고 있는 하리아나 공장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빼빼로 생산설비를 짓고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빼빼로를 생산해 인도에 수출한다.
효율성 증진을 위해 롯데인디아, 하브모어 법인도 올해 상반기 통합할 예정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롯데웰푸드의 해외 사업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
롯데웰푸드는 국내 식품 기업 중 인도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 법인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보다 23%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국내 가공식품 수요 부진에 코코아 가격 급등까지 더해져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웰푸드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그 대신 인도 사업이 커져
롯데웰푸드의 중장기 실적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빼빼로·제로 등 대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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