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현대제철에서 추진 중인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설사업에 재무적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시작된 철강 관세에 맞서 국내 1·2위 철강기업이 손잡고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 투자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미국 루아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약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해 철강 270만t을 생산하는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일관제철소 상업생산 목표 시점은 2029년으로 현대제철은 이 투자금 중 절반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50%를 외부에서 차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포스코그룹이 현대제철 미국 제철소 프로젝트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미국 현지 생산이 아니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5% 철강 관세를 벗어날 뚜렷한 타개책이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 역시 계속해서 미국 현지 생산 방안을 타진해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미국과 인도 등 철강 고성장·고수익 지역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 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지 완결형 투자는 현지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상공정을 갖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제품을 최종 제품으로 만드는 하공정뿐 아니라 직접 쇳물을 뽑는 상공정 투자를 통해 완전한 철강 완제품 생산 체제를 갖춰야 더 효과적으로 현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 제철소 건립 과정에서 손잡을 경우 서로 경쟁 관계이던 회사들이 원팀으로 미국의 철강 25% 관세에 대응하는 첫 사례일 수 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있다.

지금까지 포스코그룹의 행보를 볼 때 단순히 자금 투자에 그치지 않고 조강 생산량의 일부를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생산라인의 일부를 가져가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외부 투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생산라인까지 넘기는 것에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시점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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