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권사들이 잇달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의 신용대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후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빌린 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들어 유라클, 웹케시, 유라테크, 크라우드웍스, 원티드랩 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상향 조치했다.


기존에는 매수하려는 금액의 40%만 갖고 있으면 나머지 60%는 증권사 대출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 같은 거래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계룡건설, 코세스, 지씨셀, 비씨엔씨, 청담글로벌, SOL 코스닥150,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액티브 등 33개 종목에 대해 신용대출을 제한했다.


마찬가지로 NH투자증권은 이수페타시스, 유라클, 원티드랩, 웹케시, 유라테크 5개 종목의 신용대출을 제한했고 키움증권도 RISE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의 신용대출을 금지했다.


삼성증권삼성공조, 유라테크, 하이스틸, 제이앤티씨, 린드먼아시아, 포커스에이치엔에스 6개에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코스닥 중소형주로 최근 국내외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유라테크는 자동차 부품 회사인데, 세종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세종시 테마주'로 묶이며 연초 8000원대 내외였던 주가가 지난 8일 장중 1만9930원까지 올랐다.


이에 다음 날인 9일 하루 만에 투자자들은 유라테크에 대해 140억원을 증권사에서 신용대출로 충당했다.

이는 연초 유라테크 신용대출 금액이 1억원 내외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신용거래를 제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증시 급변동으로 반대매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관세 발표 전후인 3월 31일과 4월 1일에 하루 115억원, 139억원에 달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하루 평균 70억~80억원 내외의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올해 초 반대매매 금액이 하루 40억~50억원 내외를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주식 현물과 ETF뿐만 아니라 각종 주가지수와 주식의 선물·옵션에 대해서도 증거금률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초 정기점검을 통해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위탁증거금률을 0.3%포인트 상향 조치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2차전지 TOP10 선물에 대해서는 위탁증거금률을 3%포인트 올렸고, 대표적 2차전지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에코프로비엠 선물도 위탁증거금률을 각각 1.35%포인트, 2.7%포인트 인상했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금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 선물에 대한 위탁증거금률도 2.1%포인트 올렸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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