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넘보는 아이폰, 손님 다 쫓아낼 판 ”…애플, 결국 시총 1위 내줬다

애플 생산·매출 中의존 높아
고율관세 발표에 투자자 우려
하루새 5% 가까이 주가 급락

MS, 소프트웨어 사업비중 커
트럼프 입김 상대적으로 적어

애플 아이폰.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여파로 애플이 나스닥 시가총액 2위로 밀려났다.

반면에 중국 의존도가 낮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하락폭이 점차 둔화하면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98% 급락한 172.42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5928억달러(약 3848조원)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같은 날 MS는 주가가 0.9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MS 시가총액은 2조6358억달러(약 3912조원)로 애플을 추월했다.


애플의 주가 급락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4%에 이르는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이 10일부터 34%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3차 보복 조치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주력 제품 대부분이 가격 인상과 수요 둔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애플에 중국은 전체 제품의 약 95%를 생산할 정도로 핵심 생산기지이자 최대 시장이다.

실제로 애플은 중국 선전, 청두 등지 폭스콘, 페가트론 등 주요 협력업체들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현재 애플은 인도와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도 제품을 공급받지만 중국보다는 비중이 훨씬 낮다.


가령 인도에서는 아이폰 전체의 약 10~15%를 생산하고 있고, 베트남 공장에서는 에어팟·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주로 만드는 데 그친다.


또한 중국은 지난 한 해 애플의 총매출 3910억달러 중 약 17%인 670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계속되면 중국 소비자조차 애플에 등을 돌리고 샤오미·화웨이 등 자국 제품 소비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아이폰 판매량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MS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갖고 있어 관세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MS의 주력 제품은 윈도, 오피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는 자동차, 철강, 전자기기 같은 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 분야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2024회계연도 기준으로 MS의 하드웨어 매출은 47억달러였는데, 이는 전체 2450억달러의 1.9%에 불과했다.


또한 MS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 세계의 1.5%에 불과한 만큼 중국이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에 보복 조치를 감행하더라도 실적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MS는 중국 내 합작 회사인 위크리소프트에서 직원 2000명을 해고하고 운영을 중단하는 등 이미 사업 축소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애플 또한 올해 말까지 아이폰의 인도 생산 비중을 25%까지 늘리고, 인도네시아 바탐·반둥 등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미·중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투자자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트럼프 1기 당시와 달리 협상을 통한 미·중 갈등 해소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은 중국이 환율 전쟁에 나서면서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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