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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트위닝 국제공화연구소(IRI) 소장이 지난해 9월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매경DB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전략에서 핵심은 러시아와 중국을 분리하는 것이다.
"
미국 국제공화연구소(IRI)를 이끄는 대니얼 트위닝 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전략을 이같이 정리했다.
IRI는 미국 공화당 계열의 국제 민주주의 지원 기구다.
민주주의 확산을 목표로 권위주의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다양한 민주주의 촉진 시민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물론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IRI는 자유아시아방송(RFA), 미국의 소리(VOA) 등과 함께 트럼프 집권 이후 정부 지원이 중단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조직·인력을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관련 보조금이 끊겼기 때문이다.
다만 트위닝 소장은 인터뷰에서 "IRI는 일부 원조 동결 조치가 이미 해제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공백을 남길 경우 적대적인 세력이 그 자리를 차지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트럼프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IRI는 오랜 기간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해왔다.
그 결과 IRI뿐 아니라 트위닝 소장 개인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트위닝 소장은 "앞으로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IRI의 핵심 지역이 될 것"이라며 "중국 민주화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트위닝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심혈을 기울이는 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전략은 유럽에서 전쟁을 끝내는 것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중국과 분리함으로써 미국이 실질적으로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Pivot to Asia)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패권 도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막대한 물질적 지원 없이는 3년 넘게 전쟁을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유럽에서 러시아가 활개 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트위닝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관건은 김정은의 타협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의 체제 유지 원동력은 미국에 대한 적대적 정책"이라면서 "국민에게 외부에 위협이 존재한다고 선전하며 공포를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의 권리를 제한하려 하는 독재자의 전형"이라고 했다.
미·북 협상 재개 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동맹국인 한국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트위닝 소장은 주장했다.
그는 "워싱턴은 동맹국인 한국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합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며 "이를 두고 김정은이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약해진 신호로 오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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