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도 심하다” 한국에 더 가혹한 美관세…FTA 체결국중 최고관세

한국 상호관세 수준은

185개국에 10% 기본관세
4월 5일부터 즉시 발효
국가별 상호관세는 9일부터
베트남·태국·대만·印尼 등
아시아 국가에 고율관세
멕시코·캐나다는 제외
“美와 경제·안보 협력땐 인하”
9일 발효전까지 협상 가능성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6%의 상호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불만을 표시해 온 유럽연합(EU)은 물론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상호관세 발표에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보면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6%로 일본 24%, EU 20%보다 높았다.


한국보다 상호관세율이 높은 국가는 중국(3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7%), 태국(37%), 스위스(32%), 인도네시아(32%), 캄보디아(49%), 남아프리카공화국(30%) 등이다.

중국은 이번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에 부과한 20%포인트의 추가 관세에 더해 관세율이 54%까지 치솟게 됐다.


주요국 가운데 한국보다 상호관세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과 EU를 비롯해 말레이시아(24%), 영국(10%), 브라질(10%), 싱가포르(10%), 이스라엘(17%)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 등에는 10%의 관세를 적용했다.


심지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들 중에 한국의 관세율이 가장 높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20개국과 포괄적 FTA를 체결했는데 이들 가운데 호주,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모로코, 페루, 싱가포르, 온두라스 등 11개국은 기본관세율인 10%의 세율을 적용받았다.

이스라엘(17%), 니카라과(19%), 요르단(20%)이 기본관세율보다 높았지만 한국보다는 낮았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는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불법 이민자와 합성마약 펜타닐 유입을 명분으로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지만, USMCA 적용을 받는 물품은 무(無)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백악관은 해당 무관세는 ‘별도 25% 관세’ 조치가 종료될 때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관세는 모두 185개국에 적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5일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을 기해 부과하기 시작하고, 9일 0시 1분부터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반영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매년 대규모의 상품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제조업 기반이 붕괴됐고,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동기를 상실한 데다 주요 공급망 훼손·방위산업의 해외 의존 등 현상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해 국가적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역 관계의 상호성이 결여됐고, 환율 조작과 과도한 부가가치세 등 다른 나라들이 해로운 정책을 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전후(2차 세계대전) 국제 경제 체제는 미국이 무역 자유화를 주도하면 나머지 세계가 따를 것이라는 가정, 이같은 자유화가 미국 교역 파트너 간 경제적 통합과 국내 소비 증가로 이어져 미국산의 점유율로 수렴할 것이라는 가정, 그 결과 지속적인 무역적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등 세 가지의 잘못된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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