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에 유통업계 예의주시
‘수출 감소’ 및 ‘생산 비용’ 증가 우려
2차 먹거리 가격 상승 릴레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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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 연합뉴스] |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면서 환율이 점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 여파에 따른 먹거리 가격 인상 폭 확대와 수출 타격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상호관세율이 26%로 적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국은 사실상 26%의 ‘관세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이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호관세 조치에 따른 수출 감소로 국내 달러 유입이 줄면서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식품 수출에 힘을 쏟는
삼양식품, SPC, 대상 등 주요 식품사들이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에 따라 일정 부분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면서도 “다만, 향후 환율의 흐름이나 우리 정부와 미 정부의 관세 관련 협상 등에 따른 변수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오늘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당장 수출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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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사진 = 연합뉴스] |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식품 물가 인상이 더욱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472.9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13일(1483.5원, 종가 기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오르기 시작해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영국계 금융사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고환율 장기화로 인한 식품업계 ‘2차 가격 인상 도미노’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료의 가격이 함께 오르고 이에 따라 생산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시작된 먹거리 가격 인상 릴레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40개에 이른다.
지난해 가격 인상에 나선 식품기업이 드물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라면, 저가 커피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품들의 가격도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더욱 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호관세 영향으로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국내 식음료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 시국이 혼란스럽지만, 정부에서 환율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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