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잘 예측한다고 해 ‘닥터코퍼(구리 박사)’로 불리는 구리
침체 우려 큰데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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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사진=로이터연합) |
경제 상황을 잘 예측한다고 해 ‘닥터 코퍼(Dr. Copper, 구리 박사)’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올해 들어 계속 오르며 10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필수 소재인 구리의 가격은 통상 경기가 좋을 때 오르고, 둔화할 때 내린다.
그러나 최근에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격화로 글로벌 경제 둔화가 예상되는데도 구리 가격은 상승하면서 경기 선행 지표로써의 구리의 역할보다는 구리가 AI 등 특정한 산업 수요에 더 민감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국제 기준 시세인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톤당 장중 1만28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5.2145달러까지 치솟으며 10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구리 가격 상승의 주된 배경은 견조한 수요 증가다.
AI(인공지능) 서버, 고성능 GPU(그래픽 처리장치) 등 IT 인프라 건설에 구리 자재가 필수적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건설로 연간 50만t의 구리 수요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이 양회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 계획을 발표하면서, AI 등 첨단산업 굴기에 뛰어든 중국 내 구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발 관세전쟁 이슈도 구리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의 구리 수입을 조사하라고 행정명령을 통해 지시한 바 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구리에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등 투자은행(IB)들은 연말까지 구리에 25%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구리 가격을 자극했다.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과 은 급등한 가운데 구리에도 투자 수요가 번지고 있다.
구리 가격이 뛰면서 구리 관련 상장지수증권(ETN)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ETN 수익률 상위 10개 중 6개가 구리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이중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이 26.69%로 가장 높았고, ‘KB 레버리지 구리 선물(H)’ ‘N2 레버리지 구리 선물(H)’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H)’ 등도 23.98%에서 25.95% 수준의 수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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