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균열에 일본 불안감 확산…"방위력 강화 필요" 견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균열이 깊어지면서 일본 정부가 미국 외교의 불확실성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오늘(5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국으로 종료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표명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압박하자 난처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3일 일본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중 한쪽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닛케이는 "일본은 안전보장 확보를 위해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며 "표면상으로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시아에 이번 사태를 투영해 보면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전쟁이 끝날 경우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려 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케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성공한다면 (일본은) 중국이 같은 행동을 벌이는 '도미노 이론'을 경계할 것"이라며 동아시아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과 러시아도 군사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사실상 미국의 핵우산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두 나라를 상대로 방위 예산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일본에도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를 촉구하거나 대만해협 안정과 관련해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미국·유럽·주요 7개국(G7)과의 결속'이라는 일본 안보의 전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유럽이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라거나 '미국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견해와 함께 방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습니다.

집권 자민당의 한 국회의원은 "일본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소홀히 볼 수 없다"며 "방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네하라 노부카쓰 전 관방 부장관보는 "일본에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미국에 완전히 의존해도 좋은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자국에 대한 직접 피해가 예상되지 않는 경우 미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중단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군사 지원을 카드로 시민을 인질 삼아 거래를 압박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며 "지나치게 독선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수법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바라는 공정하고 영속적인 평화를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세가와 다케유키 방위연구소 주임연구관은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여러 방면에서 전투를 지속하기 어려워진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에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정치 개입에 가깝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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