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처럼 내 집 마련이 가능하죠. 자산 형성의 기회를 갖는 공공분양 주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사진)은 2022년 부임한 직후부터 경기도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소위 '적금주택'을 도입하고자 준비해왔다.
돈을 나눠 납입해 목돈을 만드는 적금처럼 수분양자가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의 분양 가격 일부(10~25%)만 내고 지분으로 얻어 입주한 다음 20~30년간 거주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방식이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직접 만난 김 사장은 "전세 사기와 신규 주택 공급량 감소, 주택 가격 상승세 지속, 가계 실질소득 정체 등 점점 더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시대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참신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택은 그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말 드디어 첫선을 보인다.
애초 수원광교지구에 올 상반기 중 출시하려 했던 지분적립형 주택은 관련 안건의 경기도의회 상정이 최근 무산되면서 올해 말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광명학온지구에 처음 등장하게 된다.
이 지구 공공분양 1079가구 중 865가구가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나온다.
김 사장은 "광명뿐 아니라 안양 등 다른 대형 재정비 지구나 1기 신도시 재건축 현장에서도 지분적립형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주택은 소득 4~6분위(부부 합산 연 7000만~1억3000만원) 신혼부부나 무주택 청년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의무 거주 기간은 5년, 전매 제한은 10년이다.
김 사장은 "돈을 갚아가는 개념이 아니라 지분을 취득해가는 것이어서 '구분 등기'에 따라 확보 지분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선 영국이 유사한 방식의 주택을 운용 중이지만 이는 민간업체가 하는 것이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GH는 이를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지분적립형 공공주택은 온전히 김 사장이 낸 아이디어다.
그는 "1980년대부터 본격 공급된 영국의 적금주택은 2018년을 기준으로 누적 20만가구 이상 공급됐다"며 "우리는 전매 제한 10년을 걸어두긴 했지만 그 이후 GH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수해 임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매년 수백억 원의 재원을 필요로 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천원주택'이나 '만원주택'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에 대해 김 사장은 "로또에 가까운 포퓰리즘 주택 정책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GH는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주체가 기획·건설한 임대주택을 GH가 매입한 뒤 해당 주체에 운영권을 부여하는 '사회주택'도 올해 안에 경기도에서 172가구 규모로 선보일 방침이다.
'직(職)·주(住)·락(樂)·학(學)'이 어우러질 '제3판교 테크노밸리' 조성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 역시 김 사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것이다.
최근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낸 GH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5월 중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시스템반도체 업체 등이 이른바 '앵커 기업'(주축 기업)으로 제3판교에 들어오기로 했다.
남은 건 추가 앵커 기업과 '앵커 대학'을 유치하는 일이다.
김 사장은 "원래 경기도 소재 대학이 제3판교에 오는 방안을 구상했지만 지금은 KAIST·포스텍·UNIST·GIST·
DGIST 등 명문 과학기술원의 대학원을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틀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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