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아파트 호가 한달 새 3~4억 껑충…강남 토허제 해제되자 서울 외곽 집값도 ‘꿈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 전 주比 2배배
잠실 국평 31억에 팔리고 지방 갭투자 문의 줄이어
상계동도 급매 소진, 호가 2000만∼3000만원↑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모습 [이승환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심상찮다.

이달 들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강남지역은 물론, 강북 등 비강남권까지 급매물이 팔리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


연초 지지부진하던 매매가 조금씩 살아나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27일 일한국부동산원의 2월 넷째 주(2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1%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0.06% 상승) 대비 2배에 육박하는 상승폭이다.


특히 서울 동남권(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의 상승률이 0.36%로 조사됐다.

2024년 8월 넷째 주(0.37%)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송파구가 0.58% 상승했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0.38%, 0.25% 뛰었다.

강동구는 0.09% 올랐다.


토허제 해제 대상 지역이라는 점에서 토허제 해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토허제에서 풀린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실거래가가 26억원대였으나 이달 초 28억3000만원의 사상 최고가로 팔린 뒤 12일 허가구역 해제 후에는 거래가가 최고 31억원을 찍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귀뜸이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실거래가가 3억∼4억원 가까이 오른 셈인데, 현재 매물은 31억∼32억원 선에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을 때도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많았는데 지금은 지방의 갭투자 수요까지 문의 전화가 온다”며 “호가가 30억원을 넘어가며 가격이 부담스러워 주저하는 매수자도 있지만 현재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매도 우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지난 13일 40억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가인 지난해 9월 초의 35억1000만원에 비해 실거래가가 5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상승세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성수동) 등 정비사업 구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이달 14일 역대 최고가인 28억원에 팔린 뒤 현재 29억∼30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30억40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32억∼34억원을 호가한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있음에도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현대2차 전용 196.84㎡는 이달 초 역대 최고가인 89억5000만원에 팔렸고, 압구정 3구역내 전용 84㎡는 50억원 이상에 매물이 나온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도 최근 정비구역 공람 등의 호재로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토허제 해제가 불발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집주인들이 많은 것과 별개로 재건축 재료 때문에 2년 실거주를 감내하고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거래도 꾸준히 이뤄지고 가격도 오름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원구(-0.03%), 강북구(-0.02%)는 내리는 등 같은 서울 안에서도 온도 차가 확인됐다.

다만, 토허제 해제로 촉발된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강북 등 비강남권의 일반 아파트로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상계 주공·보람아파트 등은 최근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고 호가가 2000만∼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보람아파트 전용 79㎡는 작년 말 6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억3000만∼6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다 팔린 뒤 현재 호가가 6억7000만∼6억8000만원으로 올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리시티지자이는 최근 전용 84㎡ 실거래가가 23억원을 넘어섰고,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연초 16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팔리면서 현재 5000만원 뛴 17억원에 물건이 나온다.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아파트 단지도 최근 급매물이 모두 팔리고 호가가 상승세다.

고덕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잠실이 허가구역에서 풀리면서 고덕동의 매수세가 주춤할 것으로 봤는데 잠실의 가격이 오르니 오히려 문의가 더 늘었다”며 “그간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봐 지켜보던 수요자들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집값 급반등 분위기를 놓고 서울시의 강남 토허제 해제 시점을 놓고 비판적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 토허제 지정 기간은 올해 6월까지인데 연초 영동대교 지하 복합개발 착공과 금리 인하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군불을 땐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의 토허제 대상 가구수가 많지 않고, 가격 억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도 갭투자 규제에 대한 상징성이 있었는데 그게 사라진 것”이라며 “반포의 전용 84㎡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최고 60억원을 찍은 마당에 그간 허가제에 억눌려 있던 강남 집주인들은 지금보다 가격을 더 높여 받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강남은 한 번 불붙기 시작하면 파급력이 커서 타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는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그 점을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며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는 풀어주는 게 맞지만, 해제 시점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더라도 탄핵 및 조기 대선 가능성, 미국의 관세 전쟁, 내수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와 불확실성이 큰 만큼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지난해 가을 이후 거래가 막혀 있다가 터진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상태일 때도 거래량은 이전보다 줄었으나 가격 하락 효과는 없었는데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해제 효과를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거래도 많이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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