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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시가 용적이양제 우선 도입 검토지로 꼽은 송파구 풍납토성 일대 전경. 이충우 기자 |
서울시가 토지 소유주 간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는 '용적이양제'를 올해 하반기부터 도입하기로 하면서 문화재 발굴 문제로 사실상 개발이 어려운 풍납토성 인근에 제도를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화재 보존 등 목적으로 건물 높이가 제한된 용지의 경우 활용하지 못했던 용적률을 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 내 개발이 새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서울시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에서 '공간의 혁신, 도시의 진화: 서울형 용적이양제'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용적이양제는 문화재 보존 등 높이 규제로 인해 국토계획법상 허용된 용적률만큼 건물을 높이지 못하는 경우 못 쓴 용적률을 다른 정비사업 등에 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용적률이란 대지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각 층 면적을 모두 합친 것)을 뜻한다.
국토계획법상 용지에 정해진 용도에 따라 법적으로 허용되는 용적률이 달라진다.
중심상업지역 용적률은 1500%,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00%까지 건축물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허용된 용적률마저 다 쓰지 못하는 지역도 있다.
대표적으로 경복궁과 선릉 등 문화재 주변 100m 이내는 건물을 높게 짓지 못하는 '앙각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풍납토성 일대도 문화유산 100m 경계 앙각 규제와 2m 이내 굴착 제한 규제를 받는다.
또 김포공항 인근은 항공기 운항을 위해 건축물 높이 규제를 받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같은 규제를 받는 지역의 면적만 152만㎡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런 지역에 용적이양제를 도입해 도시 성장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용적이양제를 도입해 토지 이용 효율성을 높인 모범 사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뉴욕 랜드마크인 '원 밴더빌트'는 인근 그랜드센트럴의 용적률을 넘겨받아 93층 높이(용적률 3000%)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일본 도쿄역 인근 신마루노우치빌딩과 그랑 도쿄 등 6개 빌딩도 도쿄역의 미사용 용적률 700%를 이전받아 고층 빌딩을 성공적으로 지은 사례다.
대신 도쿄역은 역사 복원 비용을 용적률 이전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관건은 적용 지역이다.
제도 안착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선도사업' 지역은 규제 강도가 높지만 완화는 어려운 곳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현재 풍납토성 인근 지역을 용적이양제 도입 지역으로 우선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풍납토성 인근은 문화재가 매립돼 굴착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개발이 원천 차단돼 토지 이용 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용적이양제 적용을 우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발제를 맡은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성공적인 서울형 용적이양제 도입을 위해 '명확한 양도·양수지역 선정' '체계적 시스템에 기반한 용적률 거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운영체계 구축'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용적률 거래의 신뢰성과 산정의 용이성 등을 위해 남 교수는 '공시지가'를 활용한 용적량 산정을 제안했다.
또 합리적 수준의 적정가치 평가는 서울시 중재하에 '감정평가방식'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관기관이 참석하는 '건설분야 규제철폐TF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지난 두 달간 건설 관련 협회, 연구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도출한 건설규제 철폐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서울시는 침체된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건설규제 34건을 철폐하고, 제도 개선 방안 8건을 제안했다.
신규 발굴 규제 철폐안을 살펴보면 '제2·3종 일반주거지역 소규모 건축물, 법적 상한 용적률까지 허용' '강북권 역세권 정비사업 준주거 종상향 추진' '오피스텔 발코니 확장 기준 폐지' 등이 눈에 띈다.
현재 제2·3종 일반주거지역 소규모 건축물 용적률은 조례에서 더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제2종지역은 200%→250%, 제3종지역은 250%→300%로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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