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국평 없어서 못판다”…‘토허제 해제’ 강남3구 상승률 일주일 새 10% 육박

강남3구 평균 거래가 8% 상승
반포·압구정 집도 안 보고 계약금
“서울 전반으로 확산하긴 어려워”

2023년 6월 잠실 엘스, 리센츠 아파트 외벽에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이승환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족쇄에서 풀린 서울 강남3구(서초·송파·강남)의 아파트 매맷값 상승세가 무섭다.

수요자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오르는 가운데,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이 무려 4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런 상승세가 전체 시장으로 확산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2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12일부터 20일까지 강남3구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24억5139만원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인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22억6969만원)보다 8.0%(1억 817만원) 상승했다.


일례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는 이달 17일 26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6일) 거래가(24억80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리센츠 전용 84㎡도 14일 한 주 만에 5000만원 오른 27억5000만원에 거래 신고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이달 13일 직전 거래가(35억5000만원) 대비 12.7%(4억5000만 원) 뛴 40억원에 손바뀜했다.


반면, 동기간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22개 구의 평균 거래 가격은 9억1859만원으로 2.6%(2462만원) 하락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체 평균 거래가도 1.6%(1773만원) 떨어진 11억1828만원을 보였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강남3구 평균 거래 가격(23억1119만원)은 전월 동기(22억6472만원)보다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머지 22개 자치구의 평균 거래가(9억3702만원)는 6.2%,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거래가(11억3161만원)는 8.2% 각각 내렸다.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한파가 덮쳤지만, 강남3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기름을 들이부은 듯 거래가가 오르고 있다.


해제 이전에도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12일을 기점으로 동반 하락 지역은 물론, 동반 상승하던 지역과도 격차를 벌렸다.


강남3구와 나머지 자치구 22개의 가격 차를 보면 이달 1∼11일 평균 13억2648만원이던 격차는 12∼20일 15억3280만원으로 15.6%(2억632만원) 확대됐다.


강남지역 아파트 매수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강남지역 매매수급지수는 전주(99.9)보다 0.6 포인트 오른 100.5로, 9주 만에 다시 기준선을 돌파했다.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은 한 주 새 1.3 포인트(100.2→101.5) 상승하며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부동산 업계는 당분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였던 잠실은 저가 매물이 다 소진됐고 지금은 송파에서 집을 판 사람들이 강남, 서초로 넘어오고 있다”면서 “반포, 압구정은 거래될 때마다 신고가가 나오고 있어서 사려는 사람 중 집도 안 보고 일단 계약금부터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런 움직임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에도 거래량만 감소했을 뿐 가격 하락 효과는 별로 없었는데 현재 시장이 (해제의 영향을)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이어 “재건축도 아니고 일반 아파트에 대해서만 해제한 것이기 때문에 ‘상투’(가격 고점)를 잡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교체 수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강남3구 가격 오름세가 연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이 3000건에서 왔다 갔다 하며 평월보다 저조하고 구로, 금천 같은 다른 지역은 하락하는 등 전방위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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