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상은 상가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갈등 요소다.
B씨 건물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A씨는 B씨로부터 월세를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주변 상가 시세가 높아진 점과 4년간 월세를 올리지 않았던 점을 이유로 들어 인상을 요구했지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떠올리니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한다.
이는 임차인의 과도한 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1억원, 월세는 200만원인 상가는 보증금과 월세를 각각 1억500만원과 210만원까지 인상할 수 있다.
이처럼 보증금과 월세를 합산한 총 임대료를 기준으로 계산하며, 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할 수도 있다.
특히 주변 시세와의 격차나 임대료 미인상 기간은 상한선을 초과한 증액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모든 상황에서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하며 이는 시장 조건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A씨 사례처럼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낮고 오랜 기간 인상이 없었더라도 법적 상한선인 5%를 초과하는 증액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 법적 제한은 환산보증금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서울 기준으로 환산보증금이 9억원 이하인 상가만 법의 보호를 받는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원과 월세 300만원의 경우 환산보증금은 6억원(3억원+300만원×100)으로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초과하면 임대료 인상률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환산보증금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임대료 인상률 5% 제한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상권 활성화, 시설 개선, 일급 감염병 등 경제적 상황에 따라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리모델링으로 시장 가치 상승이 확인된 경우 상한선을 초과한 임대료 인상이 가능하다.
반면 코로나19로 공실이 발생하여 임대료를 5% 이상 낮췄던 상가는 경제 회복 후 기존 임대료로 복구할 수 있다.
감정평가는 이러한 예외 상황에서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는 도구이다.
상권 가치와 주변 시세, 건물 상태 등을 평가해 적정 임대료를 산출하며, 계약서 작성에도 활용된다.
한 상가 건물에서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상권 가치가 크게 상승한 경우 감정평가를 통해 적정한 임대료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반영하여 임차인과 협의한 후 임대차계약을 새로 체결할 수 있다.
반대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경우 임차인이 감정평가를 통해 월세를 기존 3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의 감액을 주장할 수 있다.
감정평가와 더불어 임대료 조정과 관련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서를 명확히 작성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상한선 내에서 보증금과 월세의 인상 방식, 전월세 전환율 적용 여부, 환산보증금 기준 등을 명시하여 법적 보호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임대료 조정 사유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상권 변화, 시설 개선, 경제적 위기 등 다양한 상황에 따른 조정 근거를 특약으로 포함하면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임대료 인상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민감한 문제지만, 법적 기준과 객관적인 도구를 활용하면 갈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감정평가는 임대료 조정의 객관적 기준을 제공하며, 이를 계약서에 반영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은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여승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감정평가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