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급등 관련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2020년 12월 1달러당 1083원이던 환율이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보증에 대한 부실론이 확산되며 1440원까지 치솟았다.

온 나라가 화들짝 놀라고 신용경색이 시장에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이자율이 치솟았다.

부동산 건설회사발 유동성 경색이 경제를 흔들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에 반영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고 12월 정치 불안을 초래한 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때 148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예사롭지 않은 환율의 변동성 증가는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금리, 즉 이자율과 환율의 관계를 살펴보자. '이자율 평형설'이라는 이론이 있다.

국제 간 자본이동이 자유롭다는 전제하에 국가 간 이자율의 차이가 발생하면 자본이동 때문에 환율이 조정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이자율, 즉 금리가 높아지면 채권 금리가 높아지고 이는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럴 경우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을 발생시키고 우리나라 채권을 사기 위해 원화 매입이 증가하고 이는 원화의 가치를 높이는 평가절상, 환율 하락을 가져온다.

즉 금리, 이자율과 환율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이론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국내의 경제 기초 약화, 내수 둔화,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부채 및 사업수익률 하락 등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해 수출경제 주도국인 한국의 수출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인해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급격한 외국인 자본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국내 상장주식 3조6490억원, 채권 2조3810억원 등 6조원 이상 자금이 이탈됐다.


변동환율제인 한국은 시장에 의해 환율이 결정된다.

해외에서 정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국가에 투자를 꺼리거나 기존 투자분마저 회수하는 것은 당연한 자본주의의 생리이다.

계엄과 탄핵 사태는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국내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이 상황을 진정시키려면 금리(이자율)를 높여야 하는데 대한민국의 경제 환경이 이자율, 즉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녹록지 않다.


부동산발 가계부채로 인해 국민의 빚이 GDP 대비 100%를 넘어서고 기업의 부채마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우려하던 소비 둔화와 함께 기업의 영업이익률 저하 등이 지속되고 있고,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금리 인상은커녕 도리어 인하해야 하는 경제 환경에 있어 당분간 고환율 현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한국 경제의 당면한 현실임을 인지해야 한다.


여기서 환율과 부동산 시장 가격 간 관계를 살펴보자. 한국의 1달러당 환율 급등 사태는 이번을 포함해 총 4번이다.

이전 세 번은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2년 10월의 레고랜드 사태 때다.

보수적 통계 방식을 취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환율이 1400원을 넘는 고환율 시기에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모두 하락을 나타냈다.

이번 환율 급등 또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촉진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수요·공급 조정, 거래 정책, 대출 정책 등과 세계 경제 상황, 환율 상황, 유동성 문제, PF 부실 현장의 해결 여부 등이다.

모든 변수보다 우선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경제 상황이다.

환율 급등은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또한 최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4.612%를 기록하며 급등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도 109를 기록하면서 킹달러 현상을 보이며 세 차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후 발표한 점도표와 기자회견에서 2025년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거는 신호로 인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국내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를 높이게 되므로 대출금리의 가산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물론 내수 부진과 자영업자의 어려움,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지방에 대해 투트랙으로 가산금리를 인하해서 적용하는 정책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금리 동향이 자금조달 금리의 근본적 요인이 많기 때문에 최근 두 차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상승한 이유이기도 하다.


통상 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기본 원칙은 이러한 경제 환경 아래에서는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상승을 못 하고 도리어 하락 현상으로 발현되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이는 앞서 말한 환율 급등에서 파생되는 국내 경제 상황의 미래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합리적 판단 행동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전 3번의 환율 급등기에 부동산 가격은 모두 하락을 나타냈다.

이번 환율 급등이 예외일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공격적 투자 행태를 취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판단인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반면 경매시장과 부실채권(NPL) 시장은 호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당분간 정치와 경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라는 파도가 걷히기 전까지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시장에 대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예측 가능한 합리적 행동일 것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충분히 검토 적용하면서 준비하는 사람만이 올바른 자산관리에 성공할 것이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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