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을 통한 신규 고용 창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희망퇴직을 실행해 막대한 비용을 아낀 KB국민은행의 신규 고용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KB국민은행은 2061명을 희망퇴직 처리했는데, 이 기간 신규 채용은 1320명에 불과했다.
희망퇴직한 인원의 64%만 신규 채용으로 메꾼 것이다.
특히 2022년에 600명을 채용한 이후 2023년 420명, 2024년 300명으로 고용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결국 업계 1위이자 희망퇴직을 가장 많이 받은 KB국민은행이 희망퇴직을 통해 새로운 인원을 더 뽑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 나가지 못한 것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신입 행원 숫자는 매년 비슷한 수준인데, 2022년엔 유독 경력직 채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희망퇴직 인원보다 신규 고용이 많은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지난 3년간 1107명을 희망퇴직으로 정리한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280명을 신규 채용했다.
또 하나은행은 1185명을 정리하고 1160명을 새로 뽑았으며, 우리은행은 1127명을 정리하고 1103명을 신규 채용했다.
대규모 희망퇴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은행 직원 평균 연령이 낮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난 3년간 2000명이 넘는 인원을 희망퇴직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KB국민은행의 직원 평균 연령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43.8세로 2022년 43.6세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결국 희망퇴직보다 신규 채용을 많이 한 신한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평균 연령이 올라갔다.
이대로라면 은행의 '고령화' 현상은 계속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와 달리 30대 후반~40대 초반의 희망퇴직 신청자도 많아지면서 은행은 더 늙어가고 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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