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반도체 등 첨단주력산업 지원을 위해 한국산업은행에 기금을 조성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올해도 가계대출을 엄격히 관리한다는 기조하에 지방은행에 대해선 탄력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22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은에 별도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와 대상 등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3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법 개정을 위해 국회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산은이 자체 계정으로 주식을 취득할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산정할 때 위험 가중치가 400%"라며 "별도 기금을 운용하면 BIS 비율 산정에서 빠지기 때문에 산은이 훨씬 더 적극적인 투자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정부 보조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산은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첨단 산업 경쟁력 향상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가계대출 관리 방향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인 3.8%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면서도 "지방 부동산에 대한 걱정이 많기 때문에 지방은행은 경상성장률 전망치보다 조금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만 대출 규제를 더 풀어주면 해당 자금이 지방보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수도권으로 오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은 충분히 제어될 수 있도록 은행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부터 전세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을 산출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
DSR을 적용받지 않는 전세·중도금·정책대출 등에 관해선 은행들이 엄정한 소득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지난해 인하된 기준금리를 대출금리에 반영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가상자산 제도와 관련해 "조금은 보폭을 더 넓혀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트럼프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그는 가상자산 관련 법인의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에 대해선 가급적 빠르게 입장을 정해 밝히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1단계 입법에서 반영되지 못했던 부분과 관련해 "(2단계 입법에 대해) 기존보다 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고객확인의무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업비트에 대해 진행 중인 제재 절차와 관련해선 "이용자가 불안해할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가 금융당국에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절차에 따라 심사할 예정"이라며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60일 기한 등을 예단하고 심사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MG손보 노조 측 반대로 실사도 하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네 차례에 걸친 매각 과정에서 원매자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게 확인이 됐다"며 "별로 선택지가 남아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MG손보 노조의 반대로 메리츠화재가 인수 의사를 철회한다면 MG손보 청산 등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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