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최악인데 탄핵 정국까지”…아파트 입주전망지수 2년만에 최저치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반포한강공원에 얼어붙은 고드름 뒤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마치 현 부동산 상황을 보여주는듯하다.

[이승환 기자]

경기 침체와 탄핵정국 여파가 겹치며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지난해 12월보다 20.2포인트 하락한 68.4로, 이는 2023년 1월(59.4)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며 지수가 100 이하면 입주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높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입주전망지수 하락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다가 경기 침체와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정국 여파가 겹친 탓이다.


수도권은 전월(90.6)보다 18.6포인트 떨어진 72.0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천(64.2)의 하락 폭이 22.9포인트로 가장 컸다.

경기(63.8)와 서울(88.0)는 전월대비 각각 21.9포인트, 12.0포인트 떨어졌다.


울산 31.7포인트(92.8→61.1), 대구 27.6포인트(95.6→68.0), 대전 27.1포인트(88.2→61.1), 광주 21.2포인트(80.0→58.8), 부산 15.5포인트(85.0→69.5) 등 5대 광역시 모든 지역도 하락폭이 커졌다.


도 지역 중에서는 전남(37.5)이 54.1포인트 급락하며 입주 전망이 가장 악화했다.

이어 경북 40.0포인트(100.0→60.0), 경남 29.5포인트(100→70.5), 세종 21.5포인트(100→78.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국 17개 지역 중에서 지수가 상승한 곳은 충북(75.0→81.8), 충남(73.3→80.0), 제주(75.0→78.9)가 유일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입주율은 69.7%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도지역(67.2%)이 전월 대비 3.6%포인트 오른 반면, 수도권(79.9%)은 2.4%포인트, 5대 광역시(67.8%)는 1.8%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입주율은 81.4%로 전월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달 아파트 미입주 원인으로는 ‘잔금대출 미확보’가 34.0%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기존 주택 매각 지연(32.1%), 세입자 미확보(17.0%), 분양권 매도 지연(9.4%) 등은 뒤를 이었다.


주산연 측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기까지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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