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값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은행과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사의 재무비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중은행들은 보유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조기 신용평가에 나서거나 본점 단위로 실시하던 위험자산 평가를 일반 영업점 대상으로 확대하는 곳도 등장했다.

해외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은 환헤지 비용을 축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올해 들어 하락했던 원화값은 다시 작년 말 최저점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1월 10일 달러당 원화값은 야간 거래에서 급락하며 14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1465.0원)에 비해서도 달러당 7원가량 하락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 기업에 대한 조기 신용평가에 나섰다.


거래 기업 중에서도 재무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우선 대상이다.

신용평가를 통해 등급이 올라가면 은행이 보유한 대출 위험도 역시 낮아져 보통주 자본(CET1)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재무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관심 기업'으로 지정해 장기적으로 여신을 축소하기로 했다.

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 기업의 신용등급이 상승하면 그만큼 RWA 수치가 낮아져 CET1 비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를 시행하면 CET1 규제 비율은 11.5%까지 오를 수 있다.

또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밸류업지수 편입 당시 CET1 비율 13%를 주주환원 확대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KB금융이 13.85%, 신한금융이 13.13%, 하나금융이 13.17%, 우리금융이 11.96%였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 단위의 위험자산 관리에 나선다.

통상 위험자산 관리는 본점 차원에서 이뤄지는데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위험자산 '리밸런싱'에 나섰다.

원화값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화표시 자산(외화대출·해외 채권 등)은 줄이고 원화담보대출 등을 늘리는 방식이다.

향후 기업 대출도 선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목표 CET1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하루 단위로 RWA 변동을 체크하고 있다.

또 그룹 임원 주관 회의를 주 2회 열고 RWA 관리 계획 이행 현황을 점검 중이다.


해외 채권 투자가 많은 보험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주요 보험사의 운용자산 중 채권 비중은 50% 안팎으로, 이 중 해외 채권 비중은 대부분 보험사가 1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채권 잔액은 작년 3분기 512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4% 불어났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급격한 원화값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위험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 외화 자산에 대한 100% 환헤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주로 통화스왑(CRS)과 같은 파생 상품을 환헤지 수단으로 활용한다.

CRS는 계약 시 서로 다른 통화의 원금을 교환하고, 만기 시에는 계약 당시 합의한 통화값에 의해 원금을 재교환하는 것이다.

원화값이 급격히 하락하면 보험사들의 환헤지 비용 역시 증가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CRS 상품에 재가입할 때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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