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부동산 기업 AIPL이 짓는 빌딩 기둥에 현대L&C 인테리어스톤이 시공돼 있다.

현대L&C



종합건자재 기업 현대L&C가 새해 벽두부터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시장에 집중된 해외 사업을 다각화하고, 가파르게 성장하는 인도 인테리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2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L&C는 지난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 공항으로 짓는 '제와르 국제공항', 아삼주 '구와하티 국제공항', 콜카타 '네타지 수바스찬드라 보스 국제공항'을 비롯한 총 7개 공항 공사에 자사의 인테리어스톤(인조대리석·엔지니어드스톤)을 공급했다.

현대L&C의 인테리어스톤은 주로 기둥이나 벽면, 실내 바닥 공사 등에 쓰인다.

추가로 12개의 공항 시공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굵직한 대형 공항 입찰을 연달아 따내면서 현대L&C의 인도 수출 물량은 2021년 이후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현대L&C의 수출 지역 중 매출 신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전체 해외 사업 중 인도 비중도 2020년 6%에서 지난해 1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현대L&C가 인도 시장에 안착한 비결은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인도 법인에 납품되는 제품의 90%는 본사 세종 사업장에서 공급한다.

현대L&C 관계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인도에서 프리미엄 이미지가 구축돼 고급 상업시설과 주거 인테리어 현장에서 신뢰도가 높다"며 "특히 K드라마 열풍과 함께 드라마에 나온 인테리어를 보여주며 똑같이 시공해 달라는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인도 법인이 처음 설립된 2020년부터 꾸준히 확대해온 현지 영업망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회사는 초기부터 인도 내 거점 창고와 협력사를 다수 보유한 유통업체와 협력 관계를 다져왔다.

현대L&C의 주요 현지 파트너인 유통업체 메리노는 인도에 2000여 개 직영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인도로의 수출 품목이 크게 늘어난다.

기존 수출 품목은 인테리어 내·외장재로 쓰이는 인테리어스톤과 의약품을 포장하는 경질 필름 두 종류였지만, 올해부터는 내장재 5종과 외장재 1종을 추가 공급한다.

가구나 벽면에 붙이는 인테리어필름과 데코필름, 주거·상업 공간 바닥재로 쓰는 페트타일, 비닐타일 뿐만이 아니라 건물 옥상 같은 외벽에 부착하는 방수시트(TPO)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현대L&C는 인도 시장의 성장과 함께 현지 맞춤형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인도 현지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12㎜짜리 인테리어스톤의 절반 두께인 6㎜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 상품보다 두께를 얇게 만든 제품을 제작하기로 했다.

천연대리석 무늬가 길고 복잡할수록 고급품으로 인식하는 현지인을 겨냥해 최대한 길게 무늬가 이어지는 인도 전용 패턴도 생산한다.


현대L&C는 올해 병원과 쇼핑몰 등에 추가로 인테리어필름을 비롯한 건자재 공급을 확대해 매출을 견인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테리어스톤을 시공한 현지 의료기관 크리슈나 의학연구소에는 인테리어필름과 바닥재를 추가로 시공할 계획이다.

인도 가전 매장인 타타그룹 자회사 크로마의 500여 개 매장과 기아 인도 쇼룸 115개 매장 등에도 시공을 앞두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역 거점 공항을 비롯한 공공시설과 상업시설 건설이 이어지고 있어 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인테리어 시장은 지난해 113억달러(약 16조5700억원)에서 2030년 378억달러(약 55조43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현대L&C는 점진적으로 주거용 시장도 공략해 나간다는 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L&C 관계자는 "인도 인테리어 시장에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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