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 라그란데·장위 자이 등
상반기 대단지 입주 줄이어
인근 단지 전셋값 벌써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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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입주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 전경. 삼성물산 |
올 상반기 서울 동북권 신축 아파트에 1만가구 입주가 예정돼 일대 전세시장 약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입주하며 서울 동남권 전세시장이 안정됐던 가운데 올해는 동북권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전세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대규모 입주장이 펼쳐지며 일시적 전셋값 하락에 따라 저렴한 전세를 구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서울 동북권에서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대거 준공해 총 9929가구가 입주한다.
당장 1월엔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와 성동구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1차’(825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들 아파트에선 입주를 한 달가량 앞두고 전세 물건이 대거 나와 있다.
래미안 라그란데 전세 물건은 약 900개,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1차는 약 300개가 나왔다.
래미안 라그란데의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5억원 중반대부터 시작해 인근 구축 단지 전세 호가보다 저렴한 경우도 상당하다.
3월엔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과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326가구), 성북구 ‘장위 자이 래디언트’(2840가구)가 입주한다.
또 6월엔 동대문구 ‘휘경 자이 디센시아’(1806가구)도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물량을 모두 합치면 9929가구다.
지난해 하반기 입주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 물량(1만2000가구)과 맞먹는 수준이다.
1만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 입주 여파는 가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위치한 서울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12월 23일)까지 7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동북권 전셋값 약세도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는 5주째, 성동구는 4주째 아파트 전셋값이 내림세다.
특히 성동구는 올해 아파트 전셋값이 누적 기준 9.58% 오르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12월 들어서는 대규모 입주장 여파에 약세로 전환한 상태다.
동대문구 대표적 단지 답십리동 ‘래미안 위브’는 전용 84㎡ 전세 물건이 6억원 중반대에 나왔다.
지난해 10월 전세 계약이 7억7000만원에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가까이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성북구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도 지난 9월까지 전용 84㎡ 전세 계약이 6억5000만원에 체결됐지만 5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시적인 대규모 입주장이 전세 수요자들에게 저렴한 전세를 구할 좋은 기회가 된다고 조언한다.
입주 단지는 일시에 전세 물건이 나와 경쟁적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때문에 가격이 단기간에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만약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4년간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다.
전셋값 하락에 따라 매매 시장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전셋값이 급격히 내려가면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기 어려운 분양 계약자들이 일부 손실을 보더라도 전매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광명뉴타운의 ‘트리우스 광명’은 이러한 입주장 여파로 분양가보다 낮게 매물을 내놓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대거 나오기도 했다.
다만 입주장 여파는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올해 입주 물량이 지난해 대비 4462가구 늘어나지만 경기도에서 무려 4만6000가구가 줄어들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수도권 입주 물량이 감소 추세여서 일시적 입주장이 끝나면 전셋값이 다시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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