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
롯데이노베이트가 쇼핑,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게임' 분야로 메타버스 사업을 확대한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혼합현실(MR)·확장현실(XR) 디바이스 확산으로 메타버스 시장에 온기가 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이노베이트가 3차원 메타버스 게임을 앞세워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 업계와 일부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정리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 후발 주자인
롯데이노베이트가 '역발상' 행보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31일 IT 업계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는 신규 메타버스 게임 '칼리버스 인베이전'을 오는 2월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2월부터 5000명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외계 생명체와 전투를 벌이는 스토리의 1인칭 슈팅 게임"이라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상공간인 '플래닛 IGM26'도 곧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8월 말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인 '칼리버스'를 공개했다.
당시 칼리버스는 가상공간에 쇼핑·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담았는데, 이번에 게임까지 아우르게 됐다.
롯데이노베이트가 메타버스 게임 분야에 진출한 이유는 시장성과 록인 효과를 감안한 행보다.
게임은 메타버스의 핵심 콘텐츠다.
성장성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가이리포트(WGR)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게임 시장 규모는 2024년 81억8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8% 성장해 2032년 582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메타버스 사업을 4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키우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1년 7월 칼리버스를 인수하고 공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200억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사업 확장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롯데이노베이트의 메타버스 사업 전략은 칼리버스를 경제 활동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쇼핑·엔터·게임 등과 같이 경제적 가치를 만들고, 이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적 요소를 가상세계 곳곳에 녹였다.
칼리버스에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제작 도구를 제공해 손쉽게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고 가상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다.
향후 이 같은 건물과 개척 토지를 매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1월 7~10일(현지시간) 열리는 'CES 2025'에 참여해 칼리버스의 확장된 세계관과 콘텐츠를 공개한다.
현재 칼리버스는 '뉴어스'와 '투모로우 플래닛' 등 두 개의 행성을 운영 중이다.
뉴어스의 중심 지구인 '오리진 시티'는 440만㎡(약 133만평) 규모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34배 크기를 자랑한다.
이곳에 위치한 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에서 가상 제품을 쇼핑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가미했다.
뉴어스 행성에 마련된 콘서트홀인 '슈퍼 라이징 아레나'에서 K팝 가수의 무대를 관람할 수 있다.
최근 2~3년간 메타버스 산업은 정체기를 맞으며 많은 기업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오는 3월까지만 서비스한다.
앞서 KT와
넷마블,
컴투스 등도 관련 사업에서 발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각광받았던 메타버스 시장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며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8000만명에 달하는 로블록스와 누적 가입자가 4억명 이상인 네이버 제페토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차별화된 콘텐츠와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4년 1290억달러(약 190조4000억원)에서 2030년 1조3009억달러(약 1920조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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