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자 은퇴자들도 두려워하는 ‘장수’… 불확실성에 의도적으로 지출 줄여

장수와 재테크 수익률 불확실성에 대비
스스로 지출을 통제하는 ‘심리 장벽’

<픽사베이>
남부럽지 않게 재산을 축적한 뒤 은퇴한 미국인들이 오래 살 것을 대비해 소비를 의도적으로 통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유한 은퇴자들은 보유한 자금에 비해 오래 사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본인이 장수할 것을 대비해 지출을 통제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50세 이상 성인 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 추적 조사 결과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최소 10만 달러(1억 4700만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기혼 65세 남성은 연평균 보유 자금의 2.1%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은퇴 후 자금 부족을 막기 위해 권고하는 지출률(4%)보다 낮은 수준이다.


장수 여부와 재테크에 투입된 자산의 향후 수익률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부유한 은퇴자들마저 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 행위로 간주해 스스로 ‘심리적 장벽’을 세운다는 이야기다.


미 금융서비스대학의 마이클 핀케 교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수적인 지출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다만 불안감에 따른 지나친 지출 통제는 여생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박탈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메이어 스탯먼 미 산타클라라대학교 재무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인생을 즐길 시간과 자금이 있는 때에 ‘즐거움’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은퇴설계사인 아담 채프먼도 “많은 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는 건, 삶을 누리지 못한 채 너무 많은 희생을 했다는 의미”라고 WSJ에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