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한양·현대, 잠실주공5
재건축 추진 단지 연일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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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자치구가 늘었다.
대출 규제로 움츠러든 매수 심리가 탄핵 정국 혼란으로 더욱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서울 전체적으론 아파트값이 소폭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 송파구 잠실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오르며 38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전주(0.04%)보다 줄었다.
지난주 강동구에 이어 이번주 동대문구, 은평구, 서대문구, 동작구 집값도 하락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여전히 서울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모두 0.07%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에선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린 개포·압구정동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 압구정에선 연일 신고가가 터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한양1차 전용 91㎡(3층)는 지난달 26일 45억원에 중개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달 12일 같은 평형(2층)이 43억 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2주 만에 기록이 깨졌다.
압구정 신현대 12차 전용 155㎡(8층)도 지난달 23일 71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양1차는 1977년, 신현대 12차는 1982년 준공된 구축으로 재건축이 한창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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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
송파구도 전주 대비 0.02% 올랐다.
특히 잠실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14층)는 지난 11일 34억 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 76㎡(11층)는 지난달 26일 29억 87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1978년 지어진 단지라 전용 76㎡가 국민평형으로 여겨지는 34평 규모다.
잠실주공5단지 국민평형이 조만간 30억원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똘똘한 한 채’ 기조가 심해진다고 평가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현재 트렌드는 똘똘한 한 채”라며 “예전에는 다주택자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가치가 높은 코어 자산을 들고 가는 구조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압구정과 잠실은 애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현금 동원 능력 없이는 살 수 없는 곳”이라며 “대출 규제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이어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높아지며 아예 그들만의 리그, 하이엔드 시장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양극화 현상의 일환으로도 보여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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