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원키 원톱 레전드 로커…이야기를 담다 비하인드 - 가수 김종서 편



▣ 편집자주 = 매일경제TV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 ‘CEO인사이트’ 4호에서는 인터뷰 프로그램 <이야기를 담다>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직접 나서 촬영 후일담을 공개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가수 김종서는 이 자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이담 아나운서가 보여준 능숙함과 배려심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라며 출연 소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담다> 비하인드는 김원경 PD(‘김 피디의 비하인드 컷’)와 아나운서 이담(‘이담의 뒷담; 뒷이야기를 담다’), 김수진 작가(‘김 작가의 크레딧 쿠키’) 등 제작진과 출연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촬영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담다> 비하인드는 ‘CEO인사이트’를 통해 격주 단위로 공개됩니다.

<이야기를 담다>는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30분에 매일경제TV와 유튜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야기를 담다> 비하인드 가수 김종서 편 전문.


◇ 김작가의 크레딧 쿠키 - 김수진 작가

# 왕관의 품격

1992년 1월 30일 대한민국 가요계가 초토화됐다.

이제 난 누구의 가슴에 안기어 아픔을 얘기해야 하는가…

이별의 슬픔을 토해낸 한 많은 로커의 절규가 가슴을 무너뜨렸던 그 시절, 앨범 판매 94만 장이라는 어마어마한 대기록을 세우며 황제 로커 김종서의 탄생을 알렸다.

“맥주를 한 캔 두 캔 따서 먹고 있는데 멜로디가 쫙 흘러나오는 거예요. 제작자에게 대충 멜로디를 들려줬더니 당장 녹음하자고 해서 탄생한 곡이죠.”

불현듯 스친 멜로디, 운명처럼 다가온 곡 <대답 없는 너>는 타이틀곡조차 마땅치 않았던 신인 김종서에게 화려한 왕관을 씌워 주었다.

그렇게 30년이 훌쩍 지난 어느 날, 황제 로커의 실물을 영접한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왕좌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한 1등의 아우라,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로커의 자존심은 인터뷰 내내 스튜디오를 압도했다.

“LP바는 어릴 적 꿈이었어요. 이곳에서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커버곡도 부르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 와서 연주해요.”



시간이 멈춘 듯한 LP바에서 록의 과거와 현실을 품어 안은 황제 로커.

나는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왕관은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 김종서의 득음

가곡에서 일청이조라는 말을 쓴다.

첫째 목청이 맑아야 하고 가락은 둘째로 친다는 뜻이다.

판소리는 좀 다르다.

약간 거칠고 쉰 듯 한 목소리가 제격이다.

그렇다면, 록은 판소리에 가까울까?

“폭포수 아래에서 득음을 해야 되는데 폭포수가 없잖아요. 마포대교 다리 밑에서 매일 연습했어요.”

잘 하고 싶다는 열망에 목을 혹사시키며 토굴 속에서 발성 훈련을 한 드마라 속 국극단 윤정년은 그를 쏙 빼 닮았다.

그런 독공을 통해 고음만 얻었으랴. 인생을 깨달은 것도 역시 닮았다.

“고음은 어떻게 보면 인생이에요. 고음을 내려고 처음부터 힘을 주면 안 돼요. 인생도 그렇잖아요.”

소리 안에 인생을 담은 김종서는 득음 고수, 현대판 정년이다.


◇ 이담의 뒷담; 뒷이야기를 담다 - 이담 아나운서

이야기를 담다 김종서편을 본 친구가 연락이 왔다.

“김종서를 만났네!? 멋지다~담~”

한 PD 선배도 “김종서를 어떻게 하다 하게됐대~~ 신기신기”라고 했다.

김종서는 그런 사람이다. 레전드.

# 종서 형님은 낭만

김종서는 내 학창시절, 수많은 남자 아이들의 아이돌이었다.

그들은 김종서를 ‘종서 형’, ‘종서 형님’이라 부른다.

그의 노래를 노래방에서 안 불러본 사람이 있을까.

심지어 내 절친은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노래방에 가면 ‘아름다운 구속’을 떼창하곤 했단다.

99년도 박카스 CF에 들어간 ‘Loving u(러빙 유)’ 라는 곡이 있다.

앳된 모습의 배우 고수가 여자친구 통금시간을 지켜주기 위해 그녀의 손을 잡고 뛰는 모습이 담겼다.

러빙유가 흘러나오는데…김종서의 음성이 얼마나 달콤한지…짧은 광고를 보면서도 설렜던 기억이 있다.

출처 : 동아제약


‘나는 나~ 너는 너~ 서로 비교하려 하지마.’

‘세상 모든 걸 꾸미려고 하지마, 지금 이대로 살면 돼’

4집 앨범의<플라스틱 신드롬>은 원래 곡의 의미가 어찌됐든 나의 사춘기 시절, 나의 가슴을 울렸던 곡이기도 하다.

‘처음이야. 내가 드디어 내가 사랑에 난 빠져 버렸어.’

<아름다운 구속>의 이 대목은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다.

어제 겨울비가 내리자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겨울비처럼 슬픈 노래를 이 순간 부를까. 김종서님의 겨울비가 생각나네.”

김종서는 우리 세대에겐 낭만이다.

그 시대를 살아온 내가 그의 곡들을 조금씩 흥얼거리며 질문을 하면, 그는 이 노래를 어찌 알고 부르냐는 눈빛으로 고마워했다.

모를 수가 있어요? 어떻게 잊나요.

# 빛나는 레전드, 김종서

녹화 당시 그의 최신곡은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출퇴근길 그 노래를 듣는데, 노래 때문에 그 길이 여행가는 길이 됐다.

그의 목소리는 어둑해진 시원한 밤길에도 정말 잘 어울리는 음성이다.

이 노래의 앨범 커버 그림 속엔 96년도의 김종서가 있다.

김종서의 대표곡 ‘아름다운 구속’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이었다.

뮤즈의 찬란했던 전성기 시절을 그린 것. 그림 속 김종서가 바로 빛나는 별 그 자체였다. 참 찬란했다.

# 무죄여도 아름다운 구속

그의 목소리는 신이 주신 선물이다.

달콤하고 감미로우면서도 시원하게 강렬하게 꽂히는 그 음성은 그걸 듣고 살아온 우리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우리는 그에게 아름답게 구속된다.

또 그 시절로 다시 구속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인사를 건네본다. 구속 시켜줘서 고맙습니다.


◇ 김피디의 비하인드컷 - 김원경 피디

1990년대 가족 중 남자 형제가 있는 집이라면 크면서 이 가수의 노래를 안 듣고 자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올라갈 수도 없는 옥타브의 노래를 오빠는 부르고 또 불렀다.

‘비라도 내리길 바랬지~이제 난 누구의 가슴에 안겨서’

‘대답 없는 너’로 시작한 노래는 헤비메탈 세계로 빠져들게 했고 사춘기 오빠의 헤비메탈 반항은 온 집안을 들썩들썩 흔들어놨다.

왜 김종서의 노래는 이웃집까지 들리도록 크게 틀고 들어야 하는 거였을까?

시원스런 고음이 안겨주는 스트레스 해소감? 내가 이런 노래를 듣고 아낀다는 자만감?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틀어대는 오빠 덕에 나도 부지불식간에 팬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사춘기 오빠의 돌출구였던 김종서를 만난다.

만남 자체로 마음이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시간이었다.

#변함없는#냉동인간#타고난목소리#무모함#연구박사#살아있는전설

김종서의 방송에선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 삶의 원동력이 된 ‘무모함’

타고난 목소리를 갖고도 목에서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성이 차던 그였다.

김종서 : 조용필 선배님의 목소리를 담고 싶은 마음에 하루 담배 3갑을 피웠어요.

이담 : 뭐라도 하고 싶으셨던 거네요.

김종서 : 그 말이 맞아요. 그 간절함. 뭐라도 하고 싶었던 그 간절함이 때로는 무모하지만 그것이 저를 이렇게 이끌었어요.

이담 : 목에서 피비린내 나도록 연습했다던데…

김종서 : 제가 마포대교 다리 밑으로 뛰어가서 노래 연습했어요. 거기가 위에 차가 낮게 지나가잖아요. 약간 동굴 효과가 있어요. 진짜 이어폰 끼고 하루 종일 노래를 했던 것 같아요. 막 목에 쇳소리가 나고 피 냄새가 나고 말을 못 할 정도로 했어요. 무모함이 있었는데 그런 무모함이 나중에 제가 힘들거나 처짐이 좀 있을 때 저를 다시 일으켜주는 어떤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김종서 : 예전에 제가 그런 말들을 팬들한테 한 게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 죽는 순간이 무대였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사람들한테 실망을 주지 않는, 변하지 않는 김종서. 저에겐 도전이에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원키로 내가 청년 김종서가 불렀던 그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게 스스로 노력을 하자.

얼마 전 단독콘서트 성료했단 기사를 봤다.

세월의 간극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과거와 같은 원키로 열창했고, 마치 타임슬릿한 콘서트로 팬들은 떼창을 불렀다고 한다.

여전히 원키로 노래를 부르는 김종서. 그는 그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변진섭보다 변진섭 1집 가사를 더 많이 외웠고 성악으로 기초를 다시 다지고 스토커처럼 원하는 것을 연구하고 연구한다….

무엇이든 해야 했던 그의 간절함과 무모함이 여전히 팬들을 전율시키는 ‘살아있는 전설’ 김종서를 만든 게 아닐까?




◇ 이야기를 담다, 그 후 - 김종서 가수

# 진행자의 배려가 기억에 남는 따뜻한 시간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인터뷰 형식은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었어요.

다른 인터뷰들보다 딱딱하고 정제된 분위기가 될 것 같아서 약간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가진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답변을 이어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 인터뷰가 자연스러운 대화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질문과 답변으로만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인터뷰를 시작하니 이담 아나운서의 탁월한 진행 능력 덕분에 빠르게 긴장이 풀렸고,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면서 오히려 다른 곳에서 진행했던 인터뷰보다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이담 아나운서가 보여준 능숙함과 배려심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단순히 정해진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라, 제 이야기를 공감하며 받아주고 존중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이담 아나운서의 편안한 진행 덕분에 저 역시 조금 더 진솔하게,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 준 이담 아나운서와 제작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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