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생각 없이 주운 돌멩이가…알고보니 ‘네안데르탈인 손도끼’

영국에서 한 소년이 해변에서 놀다가 무심코 주운 돌 조각이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부싯돌 손도끼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출처 = BBC 캡처]

영국에서 한 소년이 해변에서 놀다가 무심코 주운 돌 조각이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부싯돌 손도끼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남부 웨스트서식스주 쇼어햄에 사는 9세 소년 벤은 3년 전 해변에서 놀다가 자신의 손바닥 크기의 돌을 발견했다.

납작한 물방울 모양의 돌은 한쪽 끝이 뾰족했고, 오묘하게 검푸른 빛을 띠며 반짝였다고 한다.

당시 벤은 이 돌이 해변의 다른 자갈과 확연히 다른데다 돌 자체만으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가져와 보관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고, 9살이 된 벤은 최근 잉글랜드 남부 워딩 박물관에서 석기시대 유물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이 3년 전 주웠던 그 돌이 박물관의 전시품과 매우 유사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벤은 박물관 측에 자신이 주웠던 돌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박물관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벤이 주웠던 돌은 약 4만~6만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에 네안데르탈인이 만든 부싯돌용 손도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물관 측은 “놀라운 발견”이라며 “최근 10년간 발견된 유물 중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부싯돌 손도끼가 원래 해변에서 쓰이다 남겨진 것인지, 아니면 강을 따라 흘러내려 온 것인지는 규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벤은 이 손도끼 유물을 워딩 박물관에 기증했다.

벤은 “손도끼를 소장하고 싶기도 했지만, 박물관에 있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벤의 어머니 엠마 역시 “손도끼를 보여줬을 때 박물관 고고학자의 환해지는 표정을 보고 나니 다른 사람들도 이 기쁨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도끼를 사용한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인류다.

한 연구는 현생 인류의 유전자 중 최대 약 4%가 네안데르탈인에서 유래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