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0년물 국채금리 뚝 日보다 낮아져 '첫 역전'

중국 장기물 국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장기물 국채 금리를 하회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길어진 '일본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0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지난 28일 2.24%를 기록해 2.31%를 나타낸 3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보다 낮았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에서 중국과 일본이 처음으로 역전된 것이다.

투자자들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갖고 있는 중국이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질 것에 베팅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30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2020년 말 4%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 경기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부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중국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오랜 기간 1%를 밑돌던 3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2022년 초부터 상승세를 탔다.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변경하고 통화정책을 정상화한 덕분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디플레이션이 중국 경제에 너무 굳어져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 국채 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존 우즈 롬바드 오디에 은행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는 FT에 "중국 국채의 방향은 금리가 낮아지는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어떻게 디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수십 년간 침체를 겪었던 1990년대 일본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료와 식료품을 제외한 중국의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올랐다.

반면 같은 시기 일본의 근원 CPI는 6개월 만에 최고치인 2.3%를 기록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