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찾은 한일의원연맹 의원들 “일본 측에 사도광산 사태 유감 전달”

주호영 “한일 관계 미래에 방해”
민홍철 “우리 정부와 약속 어겨”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오른쪽)이 26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주일특파원 간담회에서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을 찾은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최근 불거진 ‘반쪽짜리’ 사도광산 추모식에 대해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사도광산이 등재될 때 일본 측이 한국 정부에 약속한 것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연맹 소속 의원은 26일 오전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사도섬 추모사태를 포함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호영 회장은 전날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사도광산 추모식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관계가 미래로 발전하려면 이것을 방해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 사도광산 문제가 생겨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스가 전 총리 등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 약 10명은 지난 7월 주 회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민홍철 간사장 등 회장단 인선이 결정된 이후 일한의원연맹과 상견례를 겸해 일본을 찾았다.

연맹 의원들은 27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예방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사도광산 추도식 얘기가 일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홍철 간사장은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은 일본이 유네스코에 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우리 정부에 약속한 것을 어긴 것”이라며 “양국 정상회담도 최근에 있었는데 이 문제가 생겨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김석기 의원은 “일본이 우리가 기대하는 신뢰를 저버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추모식에 불참한 것은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노력도 이어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오른쪽 두번째)이 26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주일특파원 간담회에서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날 진행된 한일·일한의원연맹 면담에서 양측은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상호교류 증진을 위한 기념사업 개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스가 전 총리를 비롯한 일한의원연맹 간부들이 내달 중순 방한해 서울서 정례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둘러싼 한국 정부와의 갈등에도 “계속 긴밀히 의사소통해나갈 생각”이라며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는 한국 정부의 추도식 불참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측 설명에 코멘트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 이런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의 전략 환경하에서 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있어 중요하다”며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계속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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