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지명자도 '시끌'…가상자산 업체와 협력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대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이 시가총액 3위 가상화폐 '테더(USDT)' 발행사인 테더홀딩스의 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트닉은 테더홀딩스에서 거액의 수수료까지 받고 있어 이해 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트닉이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로 몸담고 있는 월가 투자 회사인 캔터피츠제럴드는 지난해 테더홀딩스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캔터피츠제럴드는 테더홀딩스 지분 약 5%를 소유하게 됐다.

해당 지분 규모는 최대 6억달러(약 84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이 사실상 테더홀딩스 지분을 보유하는 셈이다.

또한 캔터피츠제럴드는 테더홀딩스가 보유한 1340억달러(약187조원) 규모의 자산(주로 미 국채)을 대부분 보관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테더홀딩스에서 매년 수천만 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테더홀딩스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미 국채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고 있는데, 자산 보관 업무를 러트닉의 회사가 맡고 있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 등에 교환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다.

차기 행정부의 핵심 경제 부처인 상무부 장관 지명자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러트닉의 지위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향후 공직 수행 시 테더홀딩스의 사업에 유리한 시장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트닉 지명자는 최근 성명에서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캔터피츠제럴드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이해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사 지분을 모두 처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테더홀딩스 대주주인 장칼로 데바시니가 "러트닉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테더홀딩스가 직면한 위협을 완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뉴욕남부지검은 테더홀딩스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제3자에 의해 마약 거래, 테러, 해킹 등과 같은 불법 행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거나 자금을 세탁하는 데 사용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