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성지로 인기를 얻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내부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부산 서부 에코델타시티에 초대형 '더현대 부산(가칭)'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프리미엄아울렛'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쇼핑 공간에 문화·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더현대' 모델로 변경을 검토 중인 것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2027년 말 개장을 목표로 부산 강서구에 있는 에코델타시티에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을 열 계획이었다.

당초 프리미엄아울렛 도안 설계까지 마무리하고 내년에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단순한 아웃렛 형태 매장으로는 높아진 소비자들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는 그룹 최고경영진 판단에 따라 문화와 체험 요소가 강화된 복합문화 공간 '더현대 부산'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계열사인 한무쇼핑을 통해 9만9000㎡(약 3만평) 규모 용지를 확보했다.

이는 더현대 서울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예상 투자비는 토지 매입금액을 포함해 7208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아울렛을 기반으로 한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도 "점포명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방향이 없다"고 밝혔다.




'더현대'는 문화·체험형 콘텐츠를 적용한 새로운 복합쇼핑 공간으로 현대백화점의 대표적인 리브랜딩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21년 2월 첫선을 보인 더현대 서울은 국내 첫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이라는 콘셉트로 출범해 오픈 2년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최단기간에 연매출 1조원 점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매장 내 점포 수를 늘려 매출을 높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매장면적의 절반을 실내 조경과 휴식 공간으로 배치해 고객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났다.

MZ세대에게 인기인 브랜드나 다양한 콘텐츠의 팝업스토어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기존 백화점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2030 젊은 소비자를 대거 유입시킨 효과도 컸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성공 DNA를 이식하기 위해 2022년 12월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재단장했으며 2027년에는 '더현대 광주'를 개장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이 서부산 지역 공략에 전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은 부산·경남 시장 점유율이 경쟁 업체인 롯데와 신세계에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는 물론 관광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부산 지역에서는 롯데와 신세계의 양강 체제에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이달 초 현대백화점이 부산점을 2개월에 걸쳐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커넥트현대를 선보인 것도 부산 지역 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방안 중 하나다.

커넥트현대는 '사람·장소·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정의 아래 선보이는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또한 부산 강서구는 에코델타시티를 비롯해 명지국제신도시 등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입이 꾸준하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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