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대선 TV토론 ◆
1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대선 TV토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하고 있다.

두 후보는 승패를 가를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였다.

AFP연합뉴스


중도층 표심 잡기가 본격화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ABC방송이 주최한 대선 TV토론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우클릭'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좌클릭'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는 두 후보의 승패가 아직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에서는 각자가 상대 후보의 입장 전환에 대해 비판하고 이에 반박하는 공방전이 시종일관 이어졌다.


불리한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논점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낙태 문제와 관련돼 입장을 자주 바꾼다는 질문을 진행자로부터 받자 "낙태 금지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 문제는 주정부가 맡았기 때문에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피해 갔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자유를 정부가 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이어 대통령이 되면 낙태권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경 문제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가 추진했던 국경 강화 법안을 반대해 부결시킨 부분을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문제에서 달아나는 것을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불법 입국을 허용했다"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성공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맞은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반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셰일가스 시추 기술인 수압파쇄법(프래킹) 금지를 주장하던 입장을 번복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 대상이 됐다.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셰일가스 매장량이 많은 것을 고려해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에 프래킹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리스가 승리하면 프래킹은 취임 첫날 끝날 것"이라고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2020년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외교 문제를 놓고서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독재자들을 존경하고, 취임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공격했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트럼프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들은 아첨과 호의로 트럼프를 조종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해리스)를 지지했는데, 나는 그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역공에 나섰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자신에게 "중국과 북한이 트럼프를 두려워한다"고 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과장 화법'은 이번 토론에서도 여지없이 등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문제와 관련한 발언 과정에서 "해리스가 (아기의) 출생 후 낙태를 지지한다"고 말했는데, 진행자는 "이 나라에서 아기가 태어난 후 죽이는 것이 합법적인 주는 없다"고 정정했다.


그가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주장했을 때는 진행자가 "이민자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해치거나 학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뢰할 만한 보고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을 싫어한다"며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이스라엘은 2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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